반곡지 명품 경관이 사라진다
경관보호지구 지정촉구 1천인 서명

2016-04-26 오전 8:40:41

경산시 최고의 향토자원인 반곡지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반곡2리 마을 뒷산에서 내려다본 반곡지. 복숭아 밭에 농가주택과 창고가 들어서 명품 경관이 사라졌다. 반곡지 주변에는 이 건물 외에도 9채가 더 지어지고 있어 경관 훼손이 불가피하다.

 

 

반곡지가 바라보이는 농가주택을 매입한 도시민이 5층(지하1층, 지상4층)짜리 근린생활시설 허가를 받은 후 곧바로 매물로 내놓는가 하면, 제방 옆에는 6채 규모의 전원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산시가 매입해 주차장, 탐방안내소 및 농산물판매장을 설치하라는 요구를 받았던 우사는 일반인이 먼저 매입, 현재 2채의 전원주택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반곡지 제방에서 마을을 향해 카메라를 돌리면 복사꽃을 담을 수 있었던 지점에는 농가주택과 창고가 들어섰다.

 

총체적 부실관리다. 갓바위에 이어 연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전국적 명성의 반곡지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죽어가고 있다.

 

본지는 지난 2015년 5월 4일 신문에 ‘반곡지 건축제한, 골든타임 놓치나’ 기사에 이어 10월 9일에는 ‘건축제한 미적대다 반곡지 경관 훼손’이라는 기사를 통해 반곡지 주변 건축을 제한해 경관훼손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과적으로 공염불이 됐다. 오히려 반곡지 주변 건축허가는 늘어났고, 훼손은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반곡지 주변에 건축허가를 받았거나 준공된 건축물은 총 4곳에 10채. 먼저 반곡리 산59번지 4274㎡ 부지에 전원주택 6채(774㎡)가 허가를 마쳤다.

 

이 전원주택은 주민 안모 씨가 당초 785㎡ 규모의 주택건립 허가를 받았으나 이보다 훨씬 넓은 1635㎡의 임야를 추가로 무단훼손, 경산시가 지난해 9월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반곡리 250번지. 2층 농가주택을 매입해 지난해 9월 18일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2종 근린생활시설 허가를 받았다. 시는 건축허가 당시 유사사례를 잘 찾을 수 없는 건축심의까지 열었지만 허가를 막지 못했다.

 

농가주택 매매를 위해 부착해 놓은 홍보물

 

 

문제는 건축주가 허가를 받고나서 얼마 전 이 농가주택을 내놓았다는 것. 이 건물을 매도한 주민은 인근에 농가주택과 창고를 건립해 살고 있다.

 

세 번째는 서리골 입구 우사. 마을 주민이 운영하던 이 우사는 악취가 심해 반곡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골칫거리였다.

 

본지는 지난 2014년 이전부터 경산시에 이 우사를 매입해 부족한 주차장과 마을주민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농산물판매장을 설치할 것을 촉구했지만, 시가 미적거리는 사이 일반인이 이 우사를 매입, 전원주택지로 분양해 현재 100㎡ 규모의 전원주택 2채가 신축 중이다.

 

이에 대해 건축부서는 건축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건축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며 관광이나 환경 부서에서 경관보호지구 지정 등 관련 근거를 갖춰주면 건축을 제한할 수 있다는 궁색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관광·환경부서도 경관보호지구로 지정하면 결국 공원을 조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부지 매입비가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지난 2014년 10월 13일자 ‘반곡지, 책임지는 부서가 없다’는 지적을 2년이 지나서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반곡지 주변경관이 훼손되기 시작하자 답답한 쪽은 관리부서인 지자체가 아니라 사진작가와 지역민들. 사진작가협회와 본지는 지난 9일 제5회 반곡지&복사꽃길 걷기대회 및 회원친목사진촬영대회에 참가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반곡지 경관보호지구 지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1천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 반곡지 서명용지

 

 

본지와 사진작가들은 서명지에서 “서하복, 한병률 등 향토 사진작가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뒤 각종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 반곡지&복사꽃길걷기대회 행사 등이 개최되면서 주산지를 능가하는 관광지로 떠올랐으나 최근 음식점, 전원주택 등 건축물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반곡지 주변 경관 훼손, 저수지와 건축물의 부조화로 사진찍기 좋은 명소가 무색해졌다.”며,

 

“우리는 반곡지를 경관보호지구로 시급히 지정하고 건축을 제한하기를 촉구한다. 장기적으로는 공원 조성 등 반곡지 보전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바란다.”고 지자체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참고로, 남산면 소재 반곡지는 지난 2011년 3월 ‘경상북도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지정된 이후 2013년 10월에는 안전행정부가 주관하는 ‘우리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30선’에 선정된 경산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다.

 

반곡지 주변은 농림지역 및 농업보호구역, 준보전산지로 농지법 및 산지관리법으로 건축이 가능하다. 농지법상 농업보호구역 내에 1000㎡ 이하 소매점과 주택 건립이 가능하고, 산지관리법상 음식점과 주택 건립이 가능하다.

 

왕버들에 물이 오르고 복사꽃이 만개하는 주말이면 수천 명, 연간 수만 명이 다녀가는 반곡지 주변에 카페, 음식점 등을 차리기 위해 요즘에도 개발행위 가능 여부를 묻는 외지인의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어 경관보호지구 지정 및 건축제한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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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신문/최승호 기자 (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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