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5 오전 9:32:08
| |
‘흥나고 정나는 윷놀이’
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발렌타인 데이, 빼빼로 데이, 생일파티, 크리스마스 등으로 우리의 말초를 자극하는 여러 가지 이벤트들이 연중 행사를 이루고 있으므로 설의 분위기가 다소 침강되고 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께서는 설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 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이번 설을 설답게 쇠도록 하고자 ‘윷놀이’를 권하렵니다.
윷놀이는 남녀노소 누구나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우리나라 민속놀이로서,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주로 많이 하지요. 윷놀이의 기원은 삼국시대 그 이전으로 추정되는데, 처음에는 일 년 농사를 점치기 위해서 행해지다가 점차 놀이로 맥을 이어 오게 되었다는군요.
윷놀이에서의 도ㆍ개ㆍ걸ㆍ윷ㆍ모는 본래가 가축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도는 돼지(豚)를, 개는 개(犬)를, 걸은 양(羊)을, 윷은 소(牛)를, 그리고 모는 말(馬)을 가리키는 언어가 음운변화를 겪는 가운데 변모한 것입니다. 이들 가축은 고대인에게 있어서는 큰 재산이었고 또 일상생활에서 가장 친밀한 짐승이었던 것입니다. 도ㆍ개ㆍ걸ㆍ윷ㆍ모는 가축의 몸 크기와 걸음속도를 윷놀이에 적용하였던 것이랍니다. 즉, 돼지보다는 개가, 개보다는 양이, 양보다는 소가, 소보다는 말이 몸집도 더 크고 속도도 더 빨라서 단시간에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게지요.
더욱이, 윷놀이 판은 우주의 형상과 원리를 내포함으로써 광대하고도 심오한 ‘우주성’ 개념을 지니고 있답니다. 윷판을 보면 커다란 원형의 테두리 안에 29개의 동그라미로 십자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조선 선조 대의 문인 김문표는 다음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윷판의 바깥이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요, 안의 모진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니, 즉 하늘이 땅바닥까지 둘러싼 것이다. 별의 가운데에 있는 것은 추성(樞星)이요, 옆에 벌려 있는 것은 28수(宿)를 본뜬 것이다. 북신(北辰)이 그 자리에 있으며 뭇별이 둘러싼 것을 말한다. 해가 가는 것이 북에서 시작하여 동으로 들어가 중앙을 거쳐 다시 북으로 나오는 것은 동지의 해가 짧은 것이요, 북에서 시작하여 동으로 들어가 서쪽까지 갔다가 다기 북으로 들어갔다가 곧바로 북으로 나오는 것은 추분의 밤이 고른 것이다. 북에서 시작하여 동을 지나고 남을 지나고 서를 지나 또다시 북으로 나오는 것은 하지의 해가 긴 것이니, 즉 하나의 윷판에 지극한 이치가 들어 있는 것이로다.
윷놀이는 아주 어린 돌박이 아기도 어른의 힘을 빌어 윷가락을 던질 수 있으므로 누구나가 동참할 수 있고, 같은 팀끼리 똘똘 뭉치면서 일치단결하여 상대 팀과 겨루므로 공동체 의식이 고취될 수 밖에 없지요. 이기면 기분이 좋고 져도 실컷 놀았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끝나는 느낌이 든답니다. 또, 윷놀이하는 가운데 상대 팀의 기법과 전략을 파악하여 우리의 작전을 구사하느라 서로 의견이 오거니 가거니 하면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감정의 기복이 오르내리느라 저절로 스트레스가 풀리고, 상대 팀의 말을 따먹게 되면 덩실덩실 신바람이 나기 마련이지요. 그리고, 윷놀이를 하게 되면 몸을 크게 움직이므로 열이 후끈후끈 날 정도로 기운이 일어나고, 목소리를 크게 내기 때문에 몸속의 묵은 기운을 실컷 떨침으로써 잠자고 있던 겨울 자연의 기운까지도 풀썩풀썩 불러일으키는 듯합니다.
딱딱하나마 교육적인 용어를 써보자면, 아이로서는 윷판에 펼쳐지는 숫괘를 파악하게 되고, 수ㆍ도형ㆍ공간의 개념을 익히게 되고, 질서와 규칙을 지키는 가운데 소속감이 형성되고 잘 해보고자하는 의욕이 앙양되면서 팀끼리 의기투합이 되어 사이좋게 지내려는 정서가 일어나게 되겠지요. 뿐만 아니라 윷가락 부딪치는 소리와 떨어지는 모양과 윷가락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도ㆍ개ㆍ걸ㆍ윷ㆍ모의 모양이 각양각색으로 펼쳐지게 되므로 즐거운 추리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윷놀이를 하면서 흥이 나고 서로 정이 나는 만큼, 상품을 재미있게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지고 이긴 편의 차이를 크게 두지 말고, 진 편이나 이긴 편이나 모두 다 소중한 마음의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면 어떨까요. 집안 살림살이 중심으로 상품을 준비하기보다는 각자 개인에게 하나씩 돌아갈 수 있는 것을 준비하면 더욱 의미가 있겠지요.
매우 비약한 예이지만, 이긴 편은 각자 개인에게 빗 한자루 씩, 진 편에게는 각자 손거울 하나씩을 주어, 빗과 손거울이 만나면 하나의 세트가 될 뿐만 아니라, 이긴 편은 빗으로 멋을 내고 진편은 상대방을 예쁘게 비춰준다는 의미를 주는 것도 좋겠고, 자기의 것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사람과 교환하고자 이러쿵 저러쿵 재미있는 말들이 오고가는 것도 정감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라면 학용품이나 책이나 양말 등으로 하나씩 다 돌아가도록 상품을 정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상품이라기 보다는 기념품이라는 느낌을 가지도록 하면 더 낫겠지요.
윷놀이 한판으로 새해의 기운을 환하게 일으키시고, 아이의 힘찬 약동과 함께 가정의 만복을 다지시길 바랍니다.

효성여자대학 기악과 졸업, 피아노 전공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음악교육 전공
대구대학교 대학원 수료, 유아교육 전공
대구산업정보대학 유아교육과 교수
맑고푸른 대구21 추진위원회 위원
한국코다이음악협회 연구위원
리트미 유아음악연구소 자문위원
대구광역시 수성구 보육정책위원
대구생태유아협의회 회장
대구광역시 보육정보센터 운영위원
한국유아교육보육행정학회 이사
저서
김정화 동요작곡집 <봄오는 땅 속에는> : 세광음악출판사, 1981.
유치원 기악 합주곡집 : 보육사, 1985.
초등학교 새교과서에 따른 피아노반주곡집 1-6권 : 동서음악출판사, 1992.
유아음악교육 : 형설출판사, 1993.
피아노 반주의 이론과 실제 : 형설출판사, 1995.
유아교육을 위한 피아노 율동곡집 : 동서음악출판사, 1996.
유아음악놀이지도의 이론과 실제 : 학문사, 1997.
유아용 피아노 교본 <동서음악캠프> 1-18권 : 동서음악출판사, 1998.
유아전래동요지도 : 양서원, 1999.
아동학 :교육과학사, 2006. (제공=대구인터넷뉴스)
이 기사는 경산인터넷뉴스에서 100년 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광고 및 행사 홍보 시 경산인터넷뉴스를 이용하면
그 효과는 생각의 2배입니다.
시민과 함께 지역정보를 이끌어가는 ⓒ경산인터넷뉴스 www.ksinews.co.kr
기사제보 ksinews@empal.com
☎053)811-0993/ Fax 053)811-0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