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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3 오후 1:31:00

전북 부안 백합죽 여행기
변산의 한 떨기 백합 '넌 감동이었어!'

기사입력 2007-11-30 오전 8:44:51

백 가지 천 가지 여행지에 대한 찬사보다 이 한마디가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부안여행은 언제나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꽁꽁 숨겨둔 상처까지 헤집고 파고드는 변산의 찹찹한 바람, 빛의 화가 모네도 흉내 낼 수 없는 격포항의 홍시 빛깔 노을,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달빛에 반해 뛰어들었다는 채석강, 전나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불자(佛子)가 되는 듯 한 천년고찰 내소사…. 


이 모든 부안 동상이몽 여행을 이상동몽(同床異夢)으로 만들어 주는 메신저가 있다. 부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아픈 마음까지 낫게 해줄 것 같은 백합죽과 바지락 죽, 그리고 갑옷을 입어 속살 오동통한 갑오징어구이가 만추의 11월 여행자를 부른다.


해질녘 격포항.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의 시선이 바다가 아닌 하늘을 향한다. 노을 때문이다. 지구별 어느 곳이든 뜨고 지는 해가 무어 그리 특별할 것이 있겠냐마는 이곳만큼은 다르다. 

 


처연해서 아름답고, 대비되는 남색바다는 주홍색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해를 삼킨 바다가 어찌할 바 없이 빛나고 있을 즈음 강태공은 낚싯대를 거뒀다.


기다렸던 기자, “뭣 좀 잡으셨어요?” “쬐맨 한~거, 놀래미랑 우럭이랑 이런 거 쪼끄만 거 좀 잡았지” 격포항 노을이 자취를 감추자 강태공도 자리를 떴다. 매서워진 바람에 우럭매운탕이라도 드시려나 했더니 백합죽을 먹으러 가

는 길이란다.


넓디넓은 갯벌이 낳은 백합조개, 명품 "죽"이 되다

 


부안의 백합죽은 맛있다. 밋밋한 표현이지만 “맛있다”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잘 어울린다. 대단한 양념을 하지 않아도 백합이 가진 특유의 담백함이 백합죽이란 걸출한 메뉴를 탄생시켰다.  그래서 한번이라도 맛본 사람은 백합죽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찬바람이 불 때 처음 맛봤다면 찬바람이 불때마다, 아플 때 맛봤다면, 아플 때마다 떠오를 게 분명하다.

백합에는 30여 가지의 영양소와 다량의 철분함량으로 여성들의 빈혈과 숙취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춘 덕에 부안의 백합은 조선시대부터 진상품으로 올려 졌을 정도로 유명했다. 백합은 구이나, 회로 먹기도 하지만 담백한 맛이 일품인 죽이 가장 맛이 좋다. 부안 채석강 부근 해변촌이란 식당에서 백합죽을 마주했다.


백합죽과 함께 백합구이를 맛볼 기회가 주어졌다.

은박지 사이로 김이 모락모락 오른다. 은박지를 들춰내자 백합조개가 기다렸다는 듯 "툭"하고 뚜껑을 연다. 잘 익은 백합조개 속살이 드러났다. 자작한 국물도 함께다.

 


해변촌 김달순 대표는“백합구이는 이렇게 먹는 것”이라며 손수 시범을 보였다. "은박지를 까고 조개에 있는 국물을 그릇에 모두 모아서 드세요. 좀 짠 듯해도 이게 진짜 영양가 있는 거예요." 구이라곤 하지만 실제론 찌기 때문에 국물이 생기는 된 것.  조갯살은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쫄깃쫄깃하고 짭쪼롬한 맛을 느끼기에는 그냥 먹어도 좋다.


부안에는 백합죽 외에도 철철이 유명한 음식들이 많다. 갑오징어구이도 그들 중 하나. 4~5월에 주로 잡히는 갑오징어는 변산반도 주변해안에서 나기 때문에 신선한 횟감으로도 인기가 좋다.

 

▲ 채석강

하지만  통통한 살점에 칼집을 내고 돌판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를 들어가며 먹는 갑오징어구이만큼은 아니다. 갑옷을 입은 듯 한 오통통한 갑오징어의 몸통에 칼집을 내고 굽기 시작하면 몸이 둥글게 말리고 칼집 낸 부분은 더욱 봉긋봉긋 해 진다.


오징어 특유의 질겅거림이 오래지 않아 오징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권할만 하다. 쫄깃하고 매콤한 양념에 양파, 고추, 버섯 등이 더해져 밥반찬, 안주로도 손색없다.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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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기자(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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