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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분신자살 진상을 규명하라
빈소에서 분신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열려
기사입력 2007-06-01 오후 12:14:30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31일 오전 달성공단 내 위치한 ECS코리아 앞에서 이 회사 근로자였던 故 박해덕씨의 추모식과 분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유족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측에 부당노동행위 인정하고 고인과 유족, 노동조합에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또 사건책임자의 처벌과 재발방지대책을 촉구, 노동청과 경찰에 사건의 정확한 조사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 고인의 타다 만 유류품.
고 박해덕씨는 지난 18일 온몸에 인화물질인 아세톤을 뒤집어쓰고 분신을 기도, 전신3도의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23일 끝내 사망했다.
유족은 고인이 회사의 지시로 노조와해 공작의 임무를 받고 조합원 탈퇴공작을 벌여왔고 이러한 부당노동행위로 동료인 노조원들과의 마찰과 사측의 외면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오던 중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미망인 박순득씨는 “남편이 사고 나기 몇 달 전부터 괴로워했다. 사장과 이사진들이 회식자리에서 노조원을 탈퇴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노조원들에게 술이라도 사주면서 탈퇴시켜라’라고 이야기 했다고 들었다. 심지어 탈퇴인원을 구체적으로 할당하기도 했다”고 고인으로부터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밝혔다.
▲ ECS코리아 총무과 직원의 이름으로 2백만원이 입금된 고인의 통장.
또 “남편이 ‘카드값이 많이 나올테니 너무 걱정말아라. 노조원들 탈퇴시키기 위해 사용한 돈이니 회사에서 줄 것이다”고 말한 적이 있었고 실제 지난 11일 남편의 통장으로 회사 총무과 직원의 이름으로 2백만원이 입금됐다”고 말하며 입금된 통장을 제시했다.
고인의 시신을 회사에 안치한 이유에 대해 “회사 측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미국본사에 떠 넘기고 있다. 증거자료가 충분함에도 고인에게 지시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이로 인해 숨진 고인과 유족에게 어떠한 사죄의 말도 없었다”며 “회사측에서 정확한 진상규명과 대책 없이는 어떠한 장례절차도 밟지 않겠다”며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이번 사건을 불법적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했다. 또 부당노동행위의 근거로 고인의 동료로 사측의 지시를 함께 받은 직원의 진술서도 공개했다.
▲ 회사측으로부터 노조와해 지시를 받은 고인의 동료직원 진술서.
동료의 진술서에 따르면 사측의 노조와해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사항과 노조탈퇴 인원 등이 명시되어 있었다. 또 고인이 회사와 노조사이에 끼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회식자리에서 노조위원장과 총무이사의 친밀한 관계를 목격하고 이에 격분해 사무실에서 분신을 기도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ECS코리아 주삼탁 부사장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노동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내부적으로도 본사에서 직접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현재 유족측에서 ‘선 보상 후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본사의 입장은 ‘선 조사 후 보상’으로 정해졌다. 조사 후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회사의 입장을 밝혔다.
또 “유족이 산재로 따져 1억5천만원과 사측에 도의적 위로금 5천만원, 총 2억원을 보상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일단 자살이고 고의 방화이다. 이번 사건은 산재의 대상이 아니다. 회사에 보상금을 청구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회사 내 빈소를 마련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 이번 사건으로 회사 이미지도 실추되고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하며 “유족에게 장례부터 정상적으로 치른 후 집회 등 진상규명활동을 지속하는 방안과 장례를 치를 수 없을 경우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병원에 빈소를 마련하고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가지 방안 다 거부했다. 고인이 자살을 기도한데는 무엇인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유족들의 행동은 그것을 깎아먹는 일이다”고 단언했다.
또 “유족이 특정단체의 사주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사주를 받고 있다 우리도 어떻게 못한다’라는 이야기를 유족에게 들었다. 민노총과 민노당이 이번 일에 개입했다. 결국 유족이 노동단체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 부사장은 “조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지 밝혀진 것은 없다”며 조사 후 본사의 결정에 따라 처리할 것을 밝혔다.
(대구/박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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