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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4 오후 2:34:00

경산시, 518억 전액국비 걷어차나?
2차공문 5일 마감...주민 반대로 물거품 위기

기사입력 2016-08-03 오전 9:13:41

평산동 코발트광산은 유해와 유품이 발굴되고 현장이 보존된 드문 역사현장이다. 이전 국가기관의 부당한 권력행사의 증거이자 우리 슬픈 역사의 단면인 학살현장을 잘 보전하여 후세에 교훈을 남기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며, 이를 방치하는 것은 학살지 소재 지방자치단체의 수치이자 무능함의 표시다.” - 2012년 6월 코발트광산 역사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김상숙 전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관 발언 -

 

경산시가 굴러온 복을 걷어찰 것인가?

 

부지매입비와 사후 운영비까지 총 518억원에 이르는 전액 국비사업이 주민 반대를 이유로 공모신청조차 불투명하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5월 한국전쟁 희생자 추모공원 조성을 위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유치 신청을 받았다. 행자부는 추모공원을 주민 친화적 생태평화공원으로 조성해 실용적이고 품격 있는 시설로 마련할 것이라 밝혔지만, 경산시는 주민 반대를 이유로 유치신청서조차 내지 않았다.

 

그 과정도 지자체의 대응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미숙하다. 1차 마감이 6월 24일이었지만 담당부서는 공문조차 받지 못하고 있었다. 행자부와 경북도에 확인한 결과, 총무과에서 접수했지만 담당부서로 이첩하지 않았던 것이다.

 

뒤늦게 공문을 담당부서에 넘기고 경북도에 마감을 30일까지 연기해 달라고 요청, 급하게 평산동과 점촌동 개발위원 10여명에게 주민의사를 물었지만, 반대 의사를 전달받고는 유치신청을 하지 않았다.

 

현재 행자부와 추모공원 선정위원회는 유력한 후보인 경산시가 유치신청서를 내지 않자 1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다며 2차 공모를 실시, 오는 8월 5일 마감을 앞두고 있다.

 

행자부가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작성한 추모공원 조성안을 살펴보면, 사업비는 총 518억원으로 추모관과 봉안관, 유해감식센터, 전시관, 화해와 평화센터, 유적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산은 대전 동구, 충북 청원·공주·고양과 함께 유력한 후보지로 접근성과 현장성, 그리고 일제수탈현장,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여러모로 최고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경산시는 지난 21일 동부동 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들의 반대의사를 재확인, 이번에도 유치공모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비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온 경산시가 단지 주민반대를 이유로 총 사업비 500여억원에 이르는 전액 국비사업을 스스로 걷어차는 셈이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담당부서는 추모공원 사업의 의의에 대해 충분한 설명 없이 행자부 공문을 토대로 만든 형식적 자료만 제시, 주민들이 평화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정부 의지와 평산동 평화공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유족회 관계자는 “담당부서인 복지정책과가 봉안관에 봉안될 유해 숫자만 나열하고 제주4·3평화공원, 노근리평화공원 등 이미 조성된 평화공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 등 정부사업 수행의지 부족을 드러냈다.”고 허탈해했다.

 

이 관계자는 “평산동 코발트광산에서 지금까지 총 480구를 발굴해 충북대박물관과 현장에 보관하고 있는데 이들 유해는 평화공원이 조성되면 모두 화장해 위패만 봉안할 것.”이라며,

 

“평산동 평화공원과 규모가 비슷한 제주4·3평화공원의 경우 화장 후 안장했다. 유해 그대로 평산동 평화공원 봉안관에 봉안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만약 그대로 봉안된다면 경산유족회가 나서서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조성한 평화공원은 전국에 4곳이 있다. 거창사건 추모공원은 부지 4만평에 193억원이 들어갔고, 산청함양사건추모공원은 2만평에 135억원이 들어갔다. 노근리평화공원은 4만평 부지에 191억원, 제주4·3공원은 12만평 부지에 592억원이 투입됐다.

 

평산동 평화공원이 조성될 경우 비슷한 규모의 제주4·3공원은 연간 2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경산시의 평산동 평화공원 유치포기 조짐에 대해, 지난 1996년부터 평산동 민간인학살 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각종 유족회 사업을 지원해온 경산시민모임 관계자는 “평산동 평화공원을 상방동 선광장과 연결해 근현대 역사공원으로 개발하면 대도시에 인접한 접근성과 역사성으로 인해 연간 수만 명의 관광객 방문이 예상됨에도 경산시는 두 번이나 굴러온 복을 걷어차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2년 6월 코발트광산 역사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김상숙 전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관은 “평산동 역사평화공원 사업은 이 사건과 관련한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사업으로, 동시에 이를 평화도시, 교육도시로서 경산시의 비전과 연계해 추진할 수 있다.”며,

 

“코발트광산은 대도시인 대구권과 대학도시 경산에 위치하며 시민들의 주거지역과 근접성이 뛰어나 향후 평화 인권 민족화해를 위한 역사교육공간이자 시민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생활형 생태문화공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학술세미나에 따라 당시 경산시는 평산동과 상방동 일원 18만6000㎡ 부지에 향후 5년간 158억원을 투자해 코발트광산 역사체험관광지를 개발하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1단계는 역사체험 학습관 조성(58억6천600만원), 2단계는 상방근린공원 및 산책로 조성(99억3천400만원)사업을 계획했으나 무산됐다.

 

대신 10억여원을 들여 안전데크 및 팔각정, 갱도 내 조명시설 등을 설치했으며, 지금은 매년 1천명 이상의 순례단이 방문하는 영남권의 대표적인 근현대역사현장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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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신문/최승호 기자(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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