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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2 오후 2:20:00

상주, 의로운 소 지난 11일,
13년 전 돌아가신 김 할머니 곁으로

기사입력 2007-01-12 오후 4:29:08

세간의 숱한 화제를 낳았던 상주시 사벌면 묵상리 임봉선(여, 73)씨 댁의 의로운 소가 지난 11일 오후 8시 40분경 숨을 거뒀다.

 

 

의로운 소의 나이는 19세, 사람으로 치자면 60대의 연령. 지난 10일 노령으로 인해 쓰러진 의로운 소는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13년 전에 돌아가신 김보배 할머니 곁으로 갔다.


의로운 소가 자연사함에 따라 상주시 사벌면에서는‘의우총 건립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12일 낮 12시, 발인제를 갖고 차량 꽃상여로 장지인 상주시 사벌면 삼덕리 소재 상주박물관 옆 시유지로 운구 매장키로 했다.

 

또, 의로운 소에 대한 내력과 행적에 대해 후세에 귀감이 되도록 의우총을 만들어 유적화하고, 향토 민속사료로 전수 될 수 있도록 기록을 보존키로 했다.


이 소를 길러왔던 임봉선(여, 72)씨는“소가 며칠간 마지막 숨 놓기를 힘들어 했다”며 “15년간 기르면서 자식같이 정이 들었는데 부디 편안하게 좋은 세상으로 가길 바란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순수혈통의 황색 한우로 나이는 19세, 경북 예천군 용궁면에서 출생한 의로운 소는 지난 1992년 8월에 임봉선 씨의 남편인 故 서석모 씨가 구입해 기르게 됐다. 

  

이 소가 유명해진 것은 돌아가신 이웃집 할머니의 정을 못 잊어 묘소와 빈소를 찾아 눈물을 글썽여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면서부터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1994년 5월 26일 오전 11시경, 당시 이 소를 기르던 임봉선 씨의 남편 故 서석모 씨는 외양간에 있던 소가 고삐가 끊긴 채 없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서 씨는 집나간 소를 찾아 다녔으나, 찾을 길이 없어 모를 심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 뒤를 쫒아 마침내 소를 찾았다.


그리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소를 찾은 곳은 사흘 전 23일 돌아가셔서 25일 장례를 치른 옆집에 살던 김보배(당시 85세) 할머니 묘소.


이 곳은 우사와 약 2km정도 떨어진 은치산 중턱에 위치하고, 당시 산에는 수풀이 무성해 주민들도 찾기 힘든 곳이다.


묘소를 바라보며 큰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는 소를 달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웃집 대문 앞을 지나던 이 소가 갑자기 외양간으로 가지 않고, 김 할머니집 안으로 불쑥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서 씨는 흉사를 맞은 남의 집에 소가 함부로 들어가 결례라도 범하지 않을까 싶어 소를 데리고 나오려 했으나 막무가내. 김 할머니의 넋을 기리기라도 하듯 소는 김 할머니의 빈소 정면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외양간으로 돌아가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광경이 문상객들의 눈앞에서 일어났다.


이 마을에 살며 이 광경을 목격한 안상현(43)씨는 “외양간을 한번도 나가보지 못한 소가 어떻게 고삐를 끊고, 산이 높고 먼 김 할머니의 묘소까지 찾아간 것과, 돌아오는 길에 빈소를 찾아 문상하다시피 한참을 서 있다가 자기 우사로 돌아가는 광경을 보고 믿기지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상주(喪主)였던 서창호(78세)씨는 27일, 김 할머니의 삼오제를 지낸 후 빈소를 찾은 소에게 일반문상객처럼 접대하여야 하겠다며 막걸리 2병과 두부 3모, 양배추 1포기, 배추 1단을 주고 배상접객(拜上接客)의 예를 갖추었다.


이 마을주민들에 의하면 의로운 소는 농사일을 하지 않아 우사에서 혼자 지냈고, 이웃에 살며 인정 많던 김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우사와 맞붙은 길목에 나와 매일같이 소를 쓰다듬으며 이심전심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당시 노령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했던 김 할머니도 노령으로 마땅히 갈 곳도, 말상대도 없어 주인이 없을 경우 소에게 먹이도 줘가며 외양간 앞 양지쪽에서 무언의 대화로 정을 나눴고, 소도 외양간 창문 막대기를 머리로 밀어 제치고 머리를 내밀어 김 할머니를 반겼다고 한다.


이처럼 김 할머니와 의로운 소가 맺은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이제 그 대상이 세상을 떠남으로써 동화 같은 실화로만 남게 됐다.


한편, 의로운 소의 발자취는 임봉선 씨댁에 의로운 소가 길러졌던 외양간이 있고, 서창호 씨가 지난 1994년 5월에 사재를 출연해 건립한‘의로운 소 비석’이 상주시 사벌면 묵상리 마을회관 앞에 있다.

                           (경북인터넷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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