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19-08-26 오전 8:22:00

‘하양 무학로 교회’, 교회다운 건축으로 전국적 유명세
조원경 목사와 승효상 건축가의 이심전심이 빚은 아름다운 기도처

기사입력 2019-05-09 오후 6:14:06

15평 남짓한 '하양 무학로 교회'가 전국적인 화제다.
 

연면적 15(49)의 벽돌조의 단층 구조의 교회 전경 ©김종오 건축사진작가


 

스테인드글라스 창도 뾰족한 첨탑의 십자가도 없는 단층 벽돌조의 이 작은 교회가 전국적인 화제가 되고 있는 까닭이 궁금했다.

 

대한민국 대표건축가가 설계한 건축물이라서 유명세를 탈까? 기막힌 조형미를 갖추었을까? 여러 선입견을 가졌지만 막상 교회당을 둘러보고 나니 갈라졌던 생각들이 명쾌하게 한가지로 정리됐다.

 

교회다움, 이 땅이 아니라 하늘나라에 속하는 본질에 충실함...
 

야외예배당, 동네 주민의 쉼터와 볕 좋은 날 야외예배를 위한 공간이다. 지역공동체로서의 배려가 묻어난다. ©김종오 건축사진작가

 



건축 컨셉, 누구나 와서 기도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거룩한 공간

 

둘러본 소감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았다.” 라는 창세기 구절이 떠오른다고 말했더니 이 작은 교회를 지은 조원경 목사는 교회의 어원은 그리스말 에클레시아(ekklesia)인데 이는 세속에서 분리되어 하나님께 소속된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 땅에 기독교가 들어온 지 130년이 지났지만 교회는 자본주의화가 심화되어 교회건축물도 리빙 하우스(생활공간) 개념이 강하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교회만큼은 홀리 플레이스(성스러운 장소)로 누구든지 지나가다 들려 기도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그런 기도하고 싶은 곳이 될 수 있도록 경건성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건축동기

 

조원경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86년에 이곳(하양읍 무학로 14-5)에서 하양감리교회를 개척한 후 34년째 한자리에서 목회활동을 해오고 있다.

 

신자수가 30여명에 불과한 우리 교회로 봐서는 교회를 신축할 필요성은 사실 크지 않았지만, 개척당시 패널로 지은 교회가 낡아 하나님의 성전이 누추한 게 마음에 걸려 교회 개척 30주년을 맞아 개보수를 할 요량이었는데 승효상 건축가를 만나 교회를 신축하게 됐다.”고 했다.
 

15평 교회다운 교회를 건축한 두 장본인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오른쪽)과 조원경 목사(왼쪽) ©김종오 건축사진작가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승효상 대표와의 인연

 

“7년 전에 무학산 상여집 전시관 건축설계를 맡길 전문 건축가들을 찾았는데 그때 만났고 전시관 설계를 맡겼습니다. 설계작품이 문화재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사장되고 있지만 그때 설계대로 건축되었다면 아마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겠지요... 그때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번 교회 건축 건은 3년 전쯤 건축헌금이 7,000만원 정도 있는데 교회 건축이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하여 시작하게 됐고, 승 건축가의 설계 무료제공 등 여러 후원이 있어 완공이 가능했다며 조목사는 고마운 분들이 참 많다고 했다.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사진 경상북도 제공




한편 승효상 건축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이로재(건축사사무소) 대표이다. 서울시 초대 총괄건축가를 역임했고, 20184월부터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파주출판도시의 코디네이터, 미국건축가협회 명예 펠로우, 건축학도들의 살아있는 교과서로 불리는 수졸당’(유홍준 교수의 집) ‘돌마루 공소등의 작품과 '빈자의 미학' 등의 저서로 유명하다.

 

경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승 건축가의 건축 작품으로는 밀양시에 있는 천주교 명례성지 내 신석복 마르코 기념 성당이 있다.

 

 

교회다움이 묻어나는 공간 구성

 

조 목사는 승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고는 어떠한 주문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승 건축가는 독실한 믿음을 가진 기독교 신자이고 유럽 수도원을 기행할 정도로 교회다운 교회를 건축하고 싶은 열정으로 작은 교회들을 많이 지어왔음을 잘 알기 때문에 서로 이심전심이 되었다고 했다.

 

물론 교우들 또한 창문이 없고 의자가 딱딱해도 불평 없이 모든 것을 믿고 맡겼기에 이처럼 교회다운 건축물이 완공되었다고 말한다.

 

그럼 승 건축가가 구상을 따라 교회다움이 묻어나는 교회 구석구석을 돌아보자.
 

좁고 지붕이 없는 교회 출입 통로, 마치 구원받기 위해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라는 암시를 주는 듯 하다.

 

다닥다닥 붙어 앉으면 겨우 50명이 앉을 수 있는 크기, 노출 벽돌 벽면으로 마감된 예배당 안에는 신도석 성가대석, 설교 강연대와 의자, 예배 준비대(둥근 기둥모양). 모두 같은 높이로 배치했다. 방송 장비도, 화려한 조명도 없다. 천창으로 들어오는 한줄기 빛만이 벽면에 걸린 십자가를 비추면 하나님 현존에 두렵고 기쁘다. ©김종오 건축사진작가

 

옥상에 마련된 폭 1m에 높이 4m의 기도 공간, 언젠가 통곡의 벽에 매달리듯 기대어 실컷 울어도 될 것 같다. ©김종오 건축사진작가


 

옥상 기도공간으로 오르는 계단이 마치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 같은 느낌이다.


 

 

진정한 교회다움, 16년째 이어오는 목요 국수 나눔

 

16년째 이어오고 있는 목요 국수 나눔 급식소 모습



하양 무학로 교회(구 하양감리교회)는 신자수가 30여명에 불과한 교회이지만 16년째 목요 국수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신자들과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합쳐 동네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점심 국수를 제공한다. 또 조 목사와 신자들은 무학산 경산 상여집(국가문화재 제266)을 위시한 지역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가꾸는데도 앞장서 왔다.

 

취재 중 국수나눔 봉사를 하던 한 신자에게 성전건립 소감을 묻었더니, “교회에 들어가면 저절로 숙연해 집니다. 나도 모르게 간절하게 기도를 하게 됩니다.” 라고 답했다.

 

복음공동체로서 진정한 교회다움이 묻어났다.

 

조 목사의 바람대로, 새로 지은 이 아름다운 성전이 누구나 와서 기도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거룩한 공간이 되길 기도드린다.












 

 

최상룡(ksinews@hanmail.net)

댓글

스팸방지코드
 [새로고침]
※ 상자 안에 있는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0/200
<a href="/black.html">배너클릭체크 노프레임</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