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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친화형 마을학교를 꿈꾸며
[편집위원 칼럼] 정용교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

기사입력 2018-03-16 오전 11:08:52



 
 정용교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경산인터넷뉴스 편집위원


 

현대인에게 지역 내지 마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근대화 과정에서 지역은 가능한 벗어나고 싶은 곳이었고, 근대인임을 자처할수록 살고 싶은 곳으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적 삶에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지역탈피 의식은 극단적 중앙 집중적인 의식을 낳았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가고 말은 나면 제주도로 가야한다는 말에서 서울지향성의 한 단면을 잘 읽어낼 수 있다. 그 결과 서울은 모든 면에서 과잉과 넘침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며 지방은 과소와 부족으로 텅텅 비워가는 데 따른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 지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이류 내지 삼류의 삶을 사는 것으로 비치게 되었고, 특히 청년들은 지역에서 사는 것을 장래의 희망과 꿈을 포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최근 글로벌화의 경향에서 지역이 갖는 의미는 더더욱 축소 내지 상실되는 느낌이다.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교통망과 통신망을 배경으로 현대인은 세계 곳곳을 불편 없이 누비며 화려한 초일류의 삶을 꿈꾼다. 뉴욕, 파리, 런던, 동경, 로마 등의 초현대화된 도시를 가로지르며 휘황찬란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지역은 별 볼일 없고 하찮은 촌스런 곳에 불과하다. 이른바 글로벌화에 의한 유동공간이 한층 일상화되면서 장소에 대한 애착은 더욱 옅어지며 덩달아 장소에서 비롯되었던 우리 동네와 우리 마을과 같은 정체성의 의미도 축소 내지 상실되는 듯하다. 이에 현대인은 유동적이고 일시적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전형적으로 장소를 잃어버린 상태, 장소상실’(placelessness)의 현상에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공간을 배경으로 각종 향유의 삶을 누리는 현대인의 삶의 환경을 곰곰이 되돌아볼 때 인간 삶의 근거는 지금 내가 토대해 있는 지역에서 한치도 벗어날 수 없으며, 더욱 자신이 위치해 있는 지역에 의해 규정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인간의 존재성은 지역성과 불가분의 관련을 맺으면서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이르게 된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에 이르는 여정에서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고 해서 자신이 위치해있는 지역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인간존재성을 염두에 둘 때 지역(마을)에 대한 재조명이 한층 필요할 것이다. 잃어버린 장소성의 의미를 어떻게 살려내어 활성화할 수 있느냐는 마을공동체적 삶을 복원하는 일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고향을 상실한 현대인에게 따뜻함과 온화함으로 다가설 수 있는 안식처를 찾아주는 것은 공동체로서의 마을문화를 살려내는 일과 직결될 것이다. 공동체로서의 마을문화를 살릴 수 있을 때 지역 내지 마을에 토대한 건실한 마을시민의 육성도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마을시민성은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지역단위 마을학교에서 그 중요한 대안적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마을학교는 지역을 바탕으로 마을단위의 공동체 형성에 유리한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마을단위의 학습은 개인의 욕구에 기반한 학습이라기보다 사회적 실천과 공동체적 실천을 강조한다. 마을단위 학습은 학습과 실천이 함께 간다의 슬로건에 바탕을 둔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공적자아를 발견하게 되며 자신감과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역민들은 학습을 통하여 성장하고 서로 간의 얼굴을 바라보는 관계를 만들면서 그 관계성을 토대로 마을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그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마을학교 프로그램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왜 공동체인가?” 또는 왜 학습을 해야 하는가”, “왜 참여해야 하는가등의 질문을 던지는데서 시작한다. 이런 학습을 통해 지역민을 마을(지역)시민으로 성장·육성시킬 수 있다. 이런 마을단위의 학습을 통해 지역민들은 개인적 영역에 갇혀 있던 삶을 사회적 또는 공적영역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공적자아가 형성될 수 있고, 그런 공적자아를 형성할 때 개별화된 사회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다시 말해, 공적자아 개념은 지나치게 개별화되어 관계망에 아주 서툰 모습을 했던 개인들을 건져줄 사회적 얼굴을 형성했음을 뜻하며, 동시에 이 사실은 타자와의 공감을 나누며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마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추었음을 의미한다.

 

교육의 고장인 경산지역은 그 어느 지역에 비해 마을학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초중고와 대학과의 교육적 협력체계 구축에 의한 학습네트워킹 설정은 지역단위의 교육적 연대성을 가능케 할 것이며, 이는 마을학교의 성립과 운영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마을학교 활성화에 의한 경산친화형 마을시민을 위한 교육적 여건을 마련한다는 것은 경산이 내세울 수 있는 중요한 미래자산이자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바야흐로 교육과 문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경산친화형의 마을학교를 운영함으로써 훌륭한 마을시민을 키우는 작업은 삼성현의 고장으로서 문화향기가 살아 있는 경산의 내일을 보장하는 일과도 밀접히 맞물릴 지역현안일 것이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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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21 삭제

    지역 친화형 마을학교를 함께 기대해봅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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