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0-02-24 오후 6:09:00

경산의 ‘지역사회 관계’
<기자수첩>

기사입력 2017-12-05 오전 11:08:21

교내행사로 조용하게 치러진 경산과학고의 노벨상 수상자 특강을 계기로 경산의 지역사회 관계를 돌아본다.

 

지역사회 관계(community relations)란 지역사회 내에서 단체나 기관들이 지역사회에 참가하여 협력하는 활동을 말한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 행복하듯 지역사회 관계가 좋아야 행복한 지역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글로벌 시대에 지역사회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본래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상호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발전하는 존재이고, 소속된 지역사회와는 불가분의 관계로 살아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지역의 많은 기관·단체와 기업체들은 지역사회와의 공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일에 앞장서고 착한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다.

 

얼마 전 경산의 지역사회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달 29일 경산과학고가 개교 10주년 기념행사로 노벨상 수상자를 초청하여 특강을 개최한 일이다.(본보 1129일자, 내일경산 초중고소식 섹션으로 보도)

 

개교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노벨상을 꿈꾸는 과학도들에게 자극을 주고 동기를 유발할 목적으로 개최된 순수 교내행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사회와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느꼈다.

 

▲ 지난달 29일 경산과학고에서 열린 에르빈 네어 박사의 특강.
 

 

이날 특강은 1991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에르빈 네어’(Erwn Neher)박사의 강의와 학생들의 질문이 모두 통역 없이 영어로 진행됐다. 영어 듣기가 되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강의였다. 그래서 일까. 경산과학고의 강당 좌석 수는 약 600석 인데 이날 수강생은 180명 정도에 불과했다.

강의 중간에 경산과학교의 전교생수가 150여명에 불과하여 학생과 교사 모두가 참석하고 일부 학부모가 참관했음에도 좌석의 2/3 이상이 빌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흔히들 한권의 위인전이, 한 번의 동일시(Identification)할 대상을 만남이 한 청소년의 일생을 송두리 채 바꾸는 전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특강도 노벨상 수상자 양성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는 경산과학고가 학생들의 동기유발과 심기일전을 위해 애써 마련한 특강이었을 것이다.

 

우리 지역의 청소년들이 노벨상 수상자의 강의를 직접 듣고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처럼 귀한 자리가 마련되었지만 400여석이 주인 없이 텅 빈 채로 진행되었다.

 

400여석의 빈 자리가 노벨상을 꿈꾸는 관내 청소년들에게 돌아 갈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경산교육지원청이 나서서 이 좋은 기회가 공유되도록 할 수는 없었을까? 약간의 귀찮음 외에는 시행에 별 어려움도 없었을 텐데...

 

경산과학교 선생님들과 경산교육지원청의 공직자들 다수가 경산에 거주하고 그들의 자녀들이 경산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경산의 지역사회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경산에는 12개의 대학, 170여 부설연구소, 3,000여 기업체가 공존하고 있다. 이들이 좋은 이웃으로서 가진 것들 중 좋은 것을 지역사회에 내어놓고 공유한다면 경산은 그 어느 도시보다도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일터의 브레인 대부분은 경산이 아닌 다른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 지역공동체에 대한 소속감과 지역사회 관계는 연약할 수밖에 없다.

 

인구 30만 중견도시로의 도약을 앞두고 우리지역의 특성과 지역사회 관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이솝우화의 햇볕처럼 따뜻함은 여민 옷깃을 풀게 할 것이나 찬바람 같은 소도시 특유의 상그러움은 풀려던 옷깃도 여미게 할 것이다.

 

경산의 많은 일터를 우리의 좋은 이웃이 되게 하려면 우리가 먼저 그들에게 좋은 이웃으로 따뜻한 햇볕으로 다가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상룡(ksinews@hanmail.net)

댓글

스팸방지코드
 [새로고침]
※ 상자 안에 있는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0/200
<a href="/black.html">배너클릭체크 노프레임</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