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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시] 지나고 나면 / 추영희
기사입력 2018-12-31 오전 8:42:46

지나고 나면
절박했던 순간도 영웅담처럼 떠올릴까,
누구나 옹호하는 습관으로 후회하게 될까,
낭만적 반성을 도모할까,
무관심과 침묵으로 거대한 죄에 관여했음을 놓치거나 묵인하면서도
목숨에 대해 묵비권을 보전했다.
죽어가는 것들이나 버려지는 것들의 눈빛
무엇으로 신호를 보내던 기척 가까이 두고서도
일상의 물을 마시고 밥을 넘겼다.
고단한 가계의 틈을 골라 당도한 추위 참작 없이 대면했지만
아픈 사람은 아픈 만큼 뒤집어쓴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었다지만
아무리 늦어도 후회조차 없는 생은 얼마나 무지막지한가.
주린 배를 이끌고 떠도는 개의 절룩이는 걸음 따라온
겨울이 이토록 투철하게 투척한 추위
집으로 가는 길을 결박했다면
우리는 연행된 미래를 무사히 거론할 수 있을까.
허기진 길고양이의 그림자를 밟고 온 저녁
당신의 식탁에 안녕하게 도달한 허기가 온당할 수 있을까.
겨울노점 얼어가는 할머니의 나물처럼 떨던
개의 울음을 타전하며 채워진 슬픔
천국보다 아득하게 링크되는 곳으로 당신의 안부가 닿는다면
이 세상에 없는 시절같이 아름다운 말로
저무는 시간을 배웅할 것이다
보내는 날과 다시 오는 날이 경계를 허물고
아무리 늦어도 늦지 않는 후회를 무엄하지 않게 할 것이다.
그동안 사느라 애썼다고
미안하게 채워진 시간을 미안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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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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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날과 다시 오는 날이
읽어 내려가는 내내 가슴 절절 했습니다.ㅜㅜ 하루라도 빨리 동물보호법이 강화 되기만을 바라고.또 바랍니다.
시인님의 그어 주신 줄을 따라 살아 보겠습니다.매양강녕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