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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함민복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17-11-06 오후 3:18:54

섬
함민복
물울타리를 둘렀다
울타리가 가장 낮다
울타리가 모두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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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섬에 가 살아본 적이 있는지요. 하염없이 밀려오는 파도와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자유롭지만 그리움을 늘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등 뒤 저 멀리 뭍이 있지만 손 뻗어도 손 내밀어도 하나 될 수 없는 거리를 두고 섬은 존재하지요. 가끔씩 세상일에 지쳐 떠나 살고 싶은 곳이 섬이기도 하지만 섬이라는 단어 속에는 외로움과 그리움과 고독이 늘 이끼처럼 번식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함민복 시인의 ‘섬’ 역시 외로움과 그리움의 절정에서 토해낸 결정체인 것 같습니다. 섬 주위로 펼쳐진 바다를 시인은 ‘섬울타리’로 표현했네요. 그 섬을 섬으로 가둔 울타리가 바로 물이지만 시인은 그 ‘물울타리’가 가장 낮다고 표현함으로써 누구나 넘고 다닐 수 있는 가능성의 울타리로 바꿔 놓고 있습니다.
신선한 발상이지요. 우리는 울타리가 타자와의 단절로만 인식되고 내 것의 고유함만으로 인식되어 왔는데, 시인에게 와서는 오히려 타자와의 거리를 가장 좁힐 수 있는 ‘길’이 되지요. 사실 섬의 길은 물이니까요. 세상과의 교류를 위해 섬을 드나드는 배는 물위를 다니고 있다는 것에서 착안한 이 반전은 우리의 삶에서도 언제든지 이루어질 수 있겠지요. 미움과 증오의 시간들이 마음먹기에 따라 사랑과 용서의 잎으로 충분히 출렁거릴 수 있겠지요. 짧지만 참 아름다운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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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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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오늘같이 비오는날엔 젖을 담이 없고오가는 손님들 옷젖을새라 내다보지 않아도 되니거리낌없이 마냥 평화롭고 행복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