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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의 기적 / 바이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5-01-25 오전 9:00:09






포도주의 기적

                         바이런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을 붉히더라

The conscious water saw its God and blushed

 

 

*제목은 필자가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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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는 19세기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시구다.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이 케임브리지 대학교 다닐 때였다. 종교 시험 시간, 시험문제는 물로 포도주를 만든 예수님의 기적을 다양한 관점에서 논하라것이었다. 종료 시간이 다 되어갈 때까지 창밖만 응시하던 바이런에게 교수는 학생은 왜 답안지를 작성하지 않는가?’라고 하자, 바이런은 쓸 내용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시험시간이 끝나갈 무렵 교수가 학생에게 다시 말했다. ‘한 줄이라도 쓰면 낙제는 면할 걸세그 말을 들은 바이런은 진짜 한 줄만 쓰고 강의실을 나갔다. 그 답이 위 시구인데, 그는 이 단 한 줄의 답안으로 만점을 받았으며, 이 대학의 신학과 창립 이후 전설적인 만점 답안지로 전해진다.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을 붉히더라.”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님의 기적에 대해 논하라.’라는 문제는 요한복음 21절에서 12절에서 가져온 문제이다. 당시 문제에 대한 답안을 작성하는 신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물이 포도주로 변한 예수님의 기적에 대해 논리적으로 답을 쓴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적은 논리의 차원을 넘어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대신 바이런은 시적인 영감으로 예수님의 기적을 가장 완벽하게 증명한 셈이다. 시는 논리의 차원을 넘어선 직관의 언어다.

 

이 짧은 시구에는 만물과 그 만물을 낳은 창조주의 관계와 인간 삶의 변화에 대한 함축적이고도 충만한 신앙심이 내재되어 있다. 바이런은 이 문제의 핵심을 예수님의 기적을 증명하거나 가나안 혼인잔치에서 어머니 마리아의 역할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 설정과 피조물인 인간이 신(예수)의 뜻에 따라 변화(성화)하는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맹물이었던 물이 자신을 창조한 주인(하느님) 앞에서 포도주로 변화하듯이 우리 인간의 삶도 그분 앞에서 변화(성화)될 때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것을 간파한 것이 아닐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그 자신이 주인으로 살지만 더 크고 더 근원적인 세상을 직관적으로 만날 때 너와 나를 넘어선 우리 모두의 나인 주인(하느님)이 존재함을 우리는 느끼기도 한다. 너무나 오묘하고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너무나 신비롭고 벅찬 기쁨 앞에서 우리는 이 세상을 창조한 창조주를 찬미한다. 이 순간이 되면 즐거움의 차원을 넘어 환희가 넘치는 감동으로 우리는 가득 차, 온 우주 속에 내가 안기고 내가 온 우주를 품은 충만의 기쁨으로 전율한다. 그리하여 기쁨과 환희에 가득 찬 전율과 감동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그럴 때 우리는 포도주처럼 우리의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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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필
    2025-11-11 삭제

    가슴 서리도록 오싹한 감흥이 몸을 휘감는듯 ~이리도 아름다운 시를 내어준 바이런을 불러내어포도주 한잔 나누고 싶네

  • 김상필
    2025-11-11 삭제

    가슴 서리도록 오싹한 감흥이 몸을 휘감는듯 ~이리도 아름다운 시를 내어준 바이런을 불러내어포도주 한잔 나누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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