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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물 얼굴 / 홍명순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시인은 어느 날 아파트 앞 호수를 걸으며 물속에 비친 아파트를 보게 되었을 것이다. 아침이면 나가고 저녁이면 들어와 잠들며 쉬는 곳. 그곳을 나와 호수를 거닐며 시인은 자기를 쉬게 하는 아파트를 보며, 아파트 역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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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등 / 황영숙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내 안에는 ‘매일 앞만 보고 끊임없이 걷는 나’가 있는가 하면, 나의 뒤에서 ‘쏟아지는 온갖 뒷소문을 감당해 내면서 나를 밀고 가는 나’가 있음을 발견한다. 전면에 서서 앞만 보고 걷는 나는 ‘뱃구레에 가득히 쌓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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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미완이다 / 문인수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왕복 아디쯤서 만나 잠시 겹친 것일까, 들여다보니/둘 다 미완이다.’ 어디를 서로 가는 길인가? 가는 방향이 다를지라도 어쩌면 둘 다 무상의 원리에 따라 무로 돌아가는 중이란 말인가? 삶은 어쩌면 미완인 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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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나를 기다리다 / 이태수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시인은 이 시에서 바로 이 지점을 노래하고 있는 듯하다. 나 속에는 둘의 ‘나’가 있다. 그 하나는 현상적인 ‘나’이고 또 하나의 나는 무의식 속에 잠든 ‘참된 나’이다. 내가 진정 만나야 할 상대는 내 안에 존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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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인연(人戀) / 박지웅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나비는 꽃을 찾아 날아다니는 곤충이다. 그 나비가 빈 손가락에 앉았다는 것은 그 빈 손가락이 마치 꽃으로 보였다는 의미이다. 사람의 손이 꽃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욕심을 다 버린 상태가 될 때일 것이다. 어렸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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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토마토 거리 / 원도이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이 시의 시적 대상은 아주 이질적인 두 대상이다. 하나는 ‘벽’이고, 하나는 ‘토마토’이다. 두 대상은 서로 대척점에 놓인 시어들이다. ‘벽’의 이미지는 단단하고 ‘토마토’의 이미지는 말랑말랑하다. ‘벽’은 자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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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어느 별의 지옥 / 김혜순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왜 여인의 젖가슴을 젖무덤이라고 했을까’에 대한 답을 우리는 명확히 모른다. 여인의 젖가슴은 생명성의 상징이고, 무덤은 죽음의 상징이다. 서로 다른 이질적인 이미지들의 결합은 우리를 적의 당혹하게 한다. 단순한 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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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우체국을 지나며 / 문무학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어찌 사람만이 그리움을 간직한 채 살아가랴. 후반 부에 가면 ‘길 건너 빌딩 앞 플라타너스 이파리’가 ‘해묵은 엽서 한 장’으로 읽힌다. ‘발끝에 버석거리’는 ‘이파리처럼 나 세상에 붙어’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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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내 맨 나중 가질 것은 / 장석남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그리하여 시인은 노래한다. ‘일어나 그대로 봄비를 입으니/나는 춤이에요’라고 고백한다. 시의 화자는 봄비로 인해 봄날의 춤을 춘다. ‘나는 춤을 입고/길을 떠가요/온 생을 그렇게 떠갈 거예요’라는 구절은 이러한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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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사랑 거즞말이 / 김상용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이 작품은 조선시대 우의정을 지낸 김상용의 시조이다. 김상용(金尙容, 1561~1637)은 조선 중기 때 문신으로, 인현왕후의 외조부이고 김옥균과 김좌진 장군 등의 직계 조상이다. 김상용은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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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백지 앞에서 / 민병도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삶은 모두 백지에서 출발한다. 누구나 제 붓을 들고 그 백지 위에 자신의 삶을 그려나간다. 우리는 모두 그 텅 빈 백지에 색을 그려 넣는다. 그런데 시인은 아무것도 없는 백지를 응시하고는 ‘백지의 침묵’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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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윙크 / 권혁웅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윙크(wink)는 상대에게 무엇인가 암시하거나 이성의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한쪽 눈을 깜빡거리며 하는 눈짓을 말한다. 우리말에 추파秋波라는 한자어의 우리말이 있다. 가을의 잔잔하고 아름다운 물결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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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등을 켜고 / 전원목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산사의 고요함은 내 마음이 번잡스러울수록 더욱 진하다. 대웅전 앞 줄줄이 매달린 등을 보며 마음이 울컥해진다. 저 등에 걸린 수많은 기원들, 밤이면 저 등을 단 중생들의 소원이 자신의 불 밝힐 것이다. 두 손 모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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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푸르고 싱싱한 병病에 들어 / 서숙희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식물에게 있어서 여름만큼 삶의 절정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 있을까? 녹음은 치달아 하늘을 덮고 머지않아 올 결실을 준비하는 계절. 시의 화자는 그 여름의 싱싱함에 기대 ‘푸르고 싱싱한 병病’에 들겠다고 고백한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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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상처가 더 꽃이다 / 유안진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유안진 시인의 「상처가 더 꽃이다」를 읽고 있으면 숙연해진다. 삶의 희로애락이 저 고목 속에 침잠해 있다. 사람들은 어린 매화나무 꽃을 두고 ‘둥치도 가지도 꺾이고 구부러지고 휘어진’ 고목매화나무 앞에 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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