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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18-08-13 오후 1: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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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시인님, 우리나라 문단에 나온 시들 가운데 가장 뜨거운 느낌을 주는 시가 아마 이 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시는 정서의 표현이고 서정의 울림이라 부드러울수록 독자의 감성을 더욱 자극할 텐데, 우리는 오히려 이 강한 톤의 시에서 강물같이 흐르는 도도한 민족애와 인간애를 느낍니다. 아마 그것은 이 시가 가지는 단순하고 절제된 상징성에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은 그의 인간에 대한 고운 심성의 소유자이기도 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들길에 떠 가는 담배 연기처럼/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나는 바라보기만/했었네’로 시작하는 그의 ‘담배 연기처럼’이라는 시를 보면 자신의 운명 앞에 놓인 애절한 인간애를 감지합니다.
부여에서 태어나 불혹의 나이를 넘기지 못하고 한 생을 마감한 불꽃같은 인간에 대한 사랑의 시를 남긴 신동엽 시인. 1960년대 당시 우리의 조국 현실을 역사 위에 올려놓고 정의와 자유를 향한 몸부림을 절절하게 노래했습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라는 시구와 같이 진정한 ‘하늘’을 본이도 없으며 그 ‘하늘’이 오지도 않았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습니다. 4.19혁명의 참정신은 어디가고 ‘껍데기’들만 득실거리는 세상은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흘러도 쉽게 바뀌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 현실은 그가 바라는 자유와 정의와 평화와 통일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순자(苟子) 왕제(王制)편에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사자성어가 나옵니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그렇습니다. 지난해에는 강물이 요동쳐 띄운 배를 뒤집기도 하는 현실을 보며 물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물을 거스르는 ‘껍데기’들이 부정한 위정자나 단순히 외세만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숨어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심성 한 가운데로 흐르는 ‘아사달과 아사녀’를 만나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 위에 그 고운 꽃을 피울 때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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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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