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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 나태주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19-04-13 오전 9:20:34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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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봄입니다. 완연한 봄입니다. ‘봄’ - 온 세상을 보라고 봄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만물들이 대지 위로 새싹을 내미니 그야말로 볼거리가 있는 셈이지요. 그 새싹들 역시 이 세상이 보고 싶어 고개를 내밀고 보니 온 천지가 빛 속에 찬란하다고 느낄 겁니다.
가까이 사는 어느 시인이 봄의 흥취에 겨워 다음과 같이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하얀색 후리지아꽃, 버스타고 오는데 심장이 멎는 듯, 행복해~ 이게 사랑일거야- 그냥 행복한 거요~ㅎ’ 잠시 상상해 보았습니다. 꽃 한 다발 사 들고 버스 타고 가는 그 시인의 행복해 하는 모습을. 그렇습니다. 그 시인은 이 시의 내용처럼 꽃을 ‘정말 자세히 보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행복은 건성건성 지나가는 것에서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 온 정성을 다해 그곳에 온전히 자신을 다 던져 넣을 때 그도 나에게 문을 여는 것입니다. 대충 대충은 대충 대충만을 가져다 줄 뿐입니다. 하나의 작은 풀꽃도 그 자체로 작은 우주요, 그 자체로 온전한 생명체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다 아름답지만 바라보는 주체가 마음 없이 바라볼 때는 그의 아름다움도 생명의 신비성도 감지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체에 있습니다. 모든 존재는 다 귀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이지만 주체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 또한 만물의 이치입니다.
원시인님, 짧고 간단하지만 결코 작은 울림이 아닌 ‘풀꽃’이라는 시를 읽으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고마워해야 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납니다. 흔한 ‘풀꽃’ 한 송이에서 출발한 이 마음이 이제 흔하게 보아왔던 ‘너’에게까지 나아감으로써 너와 나, 나와 너, 나와 그의 관계가 아름다워지고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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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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