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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19-12-12 오후 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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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 이성복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19-07-27 오전 9:23:58




남해 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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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가만히 남해 금산 바다를 떠올려 봅니다. 흰 바위들이 빛을 발하며 고요히 엎드려 있는 남해 금산, 사방으로 펼쳐진 푸른 바다는 끊임없이 출렁거려도 금산은 천 년을 웅크린 채로 솟아 있습니다. 그 웅크린 바위 속에 한 여자를 묻기도 끄집어내어 날려 보낼 수 있는 사람만이 시인이 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한 여자 돌 속에묻고, 시의 화자 역시 속으로 들어갑니다. 시에서 은 무엇일까요? 돌의 이미지는 다양합니다. 단단하며 굳어 있고 변함없습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알 같기도 합니다. 그 속에 시의 화자가 사랑한 한 여자가 살고 있습니다. 그 여자의 사랑에 그(시의 화자) 역시 그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돌은 그 여자의 세계이겠죠. 그래서 그녀의 세계로 가 들어가 삽니다. 사랑은 그렇습니다. 나의 세계에서 그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세계 역시 변화하여 돌은 금이 갑니다. ‘내리는 비여자의 울음과 맥을 같이 하면서 그 세계를 깨뜨리는 역할을 한 것일까요? 그리하여 여자는 자신의 세계를 버리고 또 다른 세계로 향합니다. 다행인지 우연인지 떠나는 그 여자해와 달이 끌어줍니다. 남해 금산 거기에서 이제 남은 것은 뿐입니다. 이제 또다시 홀로 남았습니다. 사랑하는 그 여자는 또 다른 세계로 갔습니다.

 

원시인님, 사랑하는 그 여자는 연인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일 수도 있고, 꿈꾸는 이상 세계일 수도 있습니다. 애매모호함(ambiguity)을 잔뜩 지고 우리에게 다가온 남해 금산’. 우리 인간에게는 모두 남해 금산같은 한 순간이나 한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아니 가지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키에르케고르의 신 앞의 단독자가 생각나는군요. 수많은 사랑 앞에서도 영원할 것 같은 사랑 앞에서도 결국엔 또 홀로라는 고독감을 짊어지고 떠나야 하는 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고독한 남해 금산의 길’. 오늘도 파도는 출렁거리고 그 바다 속에서 혹시 떠난 그 여자가 인어처럼 솟아날지 흐릿한 망망대해를 살펴봅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에 절망할 수 없음 또한 인간이기에...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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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산군자
    2019-07-27 삭제

    멋진 풀이에시의 정수를 느낍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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