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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 이상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19-08-17 오전 8:43:09





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괘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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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인류가 발견한 것 중에 참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은데, 그 중에 거울이 단연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간들의 발명품 아닐까요?

 

이상 시인의 시 <오감도>는 원심력의 시가 아니라 구심력의 시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멀리 가보고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어 하는 원심력의 속성을 지닌 소유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자신 안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종이기도 합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자신의 또 다른 존재입니다. 거울을 두고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존재는 서로 매우 닮았으면서도 서로 대조되는 이중성의 쌍둥이입니다. 모든 것이 닮은 것 같지만 아니 똑 같은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존재입니다. 그것을 시인은 손과 귀로서 다름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거울 속의 나는 왼손잡이어서 나와 악수를 할 수 없으며, 거울 속의 나는 귀가 있으나 나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귀를 가지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너무나 닮았지만 만날 수 없는 철길처럼 서로 다른 존재입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은 자신이면서 자신이 아닙니다. ‘거울 밖의 나거울 안의 나근심하고 진찰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 퍽 섭섭해합니다. ‘거울 안의 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 거울 밖의 나가 알고 싶지만 단지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라고 짐작 밖에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여기서 외로된사업이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다층적으로 생각하게끔 하는 시어입니다. ‘외로된사업이란 의미에는 홀로, 남들과는 다른, 비밀스러운, 고독한, 귀한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모두 거울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거울 밖의 나가 사회적 자아라면 거울 속의 나는 존재적 자아일 겁니다. 또는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라는 거울의 막으로 인해 우리의 본질적 속성을 놓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끔 하는 시입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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