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19-12-12 오후 3:53:00

  • i 전시관

벽돌의 방식 / 박찬세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19-12-01 오후 1:44:27




 

벽돌의 방식

                                   박찬세




벽돌은 벽과 돌의 합성어다

 

시위 현장에서 벽돌은 깨어진다

깨어진 벽돌은 벽과 돌로 나누어져

벽을 남기고 순수한 돌로 돌아가 공중을 날아다닌다

돌이 떨어지는 곳에서

상처가 생기고 견고한 벽이 만들어진다

벽돌이 깨어진 틈으로 석기시대가 흘러나온다

 

공사장에서 벽돌은 시멘트의 힘을 빌린다

서로 밟고 올라서면서 돌을 버리고 벽이 된다

벽이 모여 방이 되기도 하고 집이 되기도 하지만

순수한 벽이 되기도 한다

이 경우 장이란 말이 앞에 붙거나 성이란 말로 전환된다

여러 가지 색채를 띠면서

침묵과 사상을 가진다

어떠한 틈도 용납할 수 없다와

언젠간 무너질 것이라는 가정을 함의한다

 

벽돌은 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린다

단단한 경계석 안, 평평한 모래 위에서

서로 어깨와 어깨를 나란히 할 때

벽돌은 벽과 돌을 모두 버리고 반듯한 길이 된다

벌어진 틈마다 채워 넣은 고운 흙은 씨앗이란 말을 함의한다

벽돌과 벽돌 사이에서 꽃이 핀다

 

벽돌은 벽과 돌의 합성어이지만 쓰는 방식에 따라 이름을 달리한다

 

---------------------------------------------------------------

 

 

원시인님, 기호 벽돌의 합성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하는 시입니다. 시위 현장에서 날아다니는 벽돌은 더 이상 벽돌이 아니라 이 분리되어 의 이미지로만 재생된 기호입니다. ‘벽을 남기고 순수한 돌로 돌아가 공중을 날아다닙니다. 그리하여 돌이 떨어지는 곳에서/상처가 생기고 견고한 벽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벽돌이 깨어진 틈으로 석기시대가 흘러나옵니다. 더 이상 문명의 시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겠지요.

 

한편 공사장에서 벽돌은 시멘트의 힘을 빌이 됩니다. ‘서로 밟고 올라서면서 돌을 버리고 벽이됩니다. 벽은 방을 만들기도 하고 집을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벽 자체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앞뒤에 말을 가져다 붙이면 벽장이 되기도 하고 성벽이 되기도 또한 합니다. 이렇듯 기호는 기호와의 결합에 의해 다양한 기호로 바뀌어 갑니다. 사물 역시 다른 사물과의 결합에 의해 다양하게 변화해 가지요.

 

때로 벽돌은 층계 없이 평평히 놓일 때는 길이 되기도 합니다. ‘벽돌과 벽돌 사이에서 꽃이 피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사물은 그 쓰임에 따라 이렇듯 다양한 의미와 함축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도 벽돌과 다르지 않겠죠? 참 재미있는 시입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댓글

스팸방지코드
 [새로고침]
※ 상자 안에 있는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0/200
<a href="/black.html">배너클릭체크 노프레임</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