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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어준다는 것은 / 강대선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0-09-05 오전 8:38:26





내어준다는 것은

                                          강대선

 

 

나무는 하늘을 날고 싶어 새들에게 가지를 내어주고

 

항구는 바다로 가고 싶어 배들에게 길을 내어준다

 

너에게 가는 길도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는 일

 

지금의 나 또한 다른 누군가의 내어줌일 것이다

 

새들에게 가지를 내어주는 일로 나무는 더 멀리 날아가고

 

배들에게 길을 내어주는 일로 항구는 더 멀리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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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삶의 진리나 진실은 어렵고 복잡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간단명료하며 자명한 것에 있는 것이겠지요? 인류의 성자나 현자들이 추구하고 찾아낸 삶의 원리 역시 모두 단순하고 자명한 것들이 아닙니까? 공자의 인이나 석가의 자비나 예수의 사랑이나 노자의 도까지도 모두 인간 삶의 원리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아주 쉽고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강대선 시인의 내어준다는 것은이라는 시 역시 인간 삶의 원리를 자명하게 읽어낸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자신의 존재의 항구성을 위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꿈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시인의 말처럼 나무는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으며, ‘항구는 바다로 가고 싶은 꿈을 꾸고 있음을 시인은 발견합니다. 우리 인간 역시 나 아닌 또는 그곳에 가고 싶은 꿈을 가지고 존재합니다. 그런데 시인은 여기서 가고 싶은 꿈 이야기보다 가고 싶은 마음 그 자체에 눈길을 돌립니다. ‘날고 싶고 가고 싶은 것’, 그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내어준다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내어준다는 것은 곧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라고 역설합니다. 꿈을 성취하기 위해 나 아닌 어떤 존재를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자신을 내어 준다는 것으로 파악한 것이죠. ‘나무가 새들에게 가지를 내어주듯이, 항구가 배들에게 길을 내어 주듯이’, 우리 인간 역시 다른 존재에게 시간과 마음을 내어줄 때 그때서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내어줌 없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시선을 돌려 갑자기 자신의 존재를 들여다봅니다. ‘지금의 나 또한 다른 누군가의 내어줌일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반전의 묘미 속에 모든 존재와 존재의 관계성이 그물망처럼 얽히게 되고, 존재의 존귀함을 생각하게 하는 미학을 지닙니다.

 

원시인님, 각박해져가는 이 세상, 강대선 시인의 내어준다는 것은이라는 시는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우리 삶의 정수를 짚어주고 있습니다. ‘내어준다는 것시간과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며, 그것은 곧 타자를 위한 사랑인 것이며 나아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타자를 위한 사랑이 곧 자신의 꿈의 완성이며 그 사랑은 곧 모든 존재의 꿈의 속성이기도 합니다. 존재의 공존이며 상생인 것이죠. 그럴 때 모든 존재는 더 높고 먼 곳으로 나아가게 되지 않을까요?

 

새들에게 가지를 내어주는 일로 나무는 더 멀리 날아가고

배들에게 길을 내어주는 일로 항구는 더 멀리 나아간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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