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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0-11-24 오후 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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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이 있는 벽 / 변희수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0-11-21 오전 9:36:24





유리창이 있는 벽

                             변희수

 

 

유리는 투명하다

무엇이든 다 허락할 것 같다

 

거리낌 없이 다 보여 줘도 결국 벽이라고

속지처럼 끼워져 있는 유리창

 

호호 입김을 불어 닦은 데 또 닦아도

자꾸 흐려지는 일들

얼룩이 남는 그런 일들은

아마도 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일들

 

버선목처럼 속을 뒤집어 보이거나

입을 아, 하고 벌려도

코 박고 이마를 찧을 수밖에 없는

 

유리는 투명하고

유리는 무엇이든 다 허락할 것 같은데

 

누구나

벽이 있고

벽마다 창은 하나씩 있고

창마다 자주 흐려지는 유리가 끼워져 있어

한 번씩 소리나게 드르륵 열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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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창 너머의 세상으로 넘어가는 일은 창을 여는 일일 것입니다. 세상과 나 사이에 놓여 있는 창은 단절이면서 문인 셈입니다. 특히 유리창은 내 앞의 세상을 투명하게 다 보여주어 모든 것을 다 허락할 것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투명한 유리 앞에서 코 박고 이마를 찧을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순간순간 사람들은 사물을 눈으로만 확인하고 행동하면 이런 실수를 저지르곤 하겠지요. 눈만 아니라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해 판단하고 또 판단한 다음 오감 외 지성과 영감까지도 총 동원해 판단할 때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겠습니다.

 

변희수 님의 유리창이 있는 벽은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그때 우리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유리창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다 허락할 것 같지만 실은 하나도 허락하지 않는 우리의 단절된 벽입니다. 훤히 내다보이는 세상이지만 단지 꿈속의 일처럼 넘어가 만질 수 없는 피안의 세계입니다. 오늘날 이 대명천지 투명한 세상에 사는 우리들은 우리들 앞에 놓인 그 투명한 벽 앞의 세상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만, 그 막 앞에서 우리는 열쇠를 쉽게 찾지 못합니다. 그 유리문은 닦고 닦아도 자꾸 흐려지기만 할 뿐 좀체 열어 보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속 시원히 한번 열어 제치고 그 창 너머의 세계로 나아가보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유리창은 세상이 만든 것인지, 아니면 우리 마음이 만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앞에 있어 답답한 것은 분명한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한 번씩 소리나게 드르륵 열어보고 싶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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