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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 윤동주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0-12-20 오전 9:41:27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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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존재자에게서 존재가 달아나버렸다라고 말했습니다. ‘존재자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가리킵니다. , 나무, , 사람 등 구체적인 모든 사물들이겠지요. 그리고 존재란 이러한 존재자들의 고유하고 성스러운 성격 즉 고유성을 의미합니다. 이 세상 모든 존재자들은 타고날 때부터 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고유성은 거룩하며 성스럽기까지 합니다. 단지 우리 인간의 눈으로 그것을 재단하기 때문에 돌이 돌로 보이지 않고 물이 물로 보이지 않을 뿐이죠.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한 말씀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산이 부동산의 재원으로 보일 때, 물이 생명수가 아니라 돈으로 보일 때 그 산과 물이 어찌 성스러울까요. 고요히 무심의 상태로 산길을 걸을 때 우리는 산과 물의 거룩함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박찬국 교수는 하이데거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 과학기술문명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우리 인간들의 삶은 궁핍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역설합니다. 이 세상 고유한 존재들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오직 물질의 풍요만을 좇다 오히려 그 물질의 노예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시대, 인간의 삶이 어찌해야 하는지를 외롭게 노래한 윤동주 시인은 이 서시라는 시에서 인간 존재의 고독과 삶의 성찰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이 시를 가슴 깊이 새겨둘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존재의 거룩함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괴로워한 시인의 마음은 바로 인간 존재가 가지는 성스러움에 가 닿아 있습니다. 특히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하려는 그의 의지는 바로 모든 존재를 도구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목적적으로 바라보려는 그의 천성적 거룩함에서 빚어진 것입니다.

 

시인은 가고, 시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를 통해 그의 삶을 반추하고 모든 존재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합니다. 시는 살아있습니다. ‘언어가 존재의 집이 된 것일까요? 서시를 읽는 모든 이들은 가슴에 별을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삶은 가장 궁핍한 시대를 살았지만 그는 가장 존재론적으로 풍요로운 벌판을 걸었습니다. 이 시대를 걷는 모든 존재자들이여, 이 궁핍한 시대에 우리는 우리의 거룩한 고향을 잃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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