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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에 / 김종길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1-01-03 오전 10:25:20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시집 성탄제(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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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2021년이 밝았습니다. 찬란하고 뜨거운 태양이 바다에서 산에서 들판에서 솟아올랐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추위 속에 손을 비비며 그 설렘을 그 희망을 그 영광을 함께 나누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어느 해보다 영상으로 그 해맞이 소식을 주고받습니다. 하기야 해가 어디 그 바다와 그 산에만 떠오를까요? 진정 떠올라야 할 해는 우리 가슴에 있음을 깨우치는 새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라는 시는 찬란하거나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너무나 고요하여 숭엄한 새해를 우리에게 가져다줍니다. 추위 속에 떨며 오는 새해를 따스하게 맞을 일이라고 우리의 해맞이 자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나이 많은 어느 현자의 말씀 같습니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파릇한 미나리 싹이/봄날을 꿈꾸고 있음을 우리의 얼어붙었던 가슴에 풀어놓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얼어붙었습니다. 영하 수십 도의 추위는 추위도 아닙니다. 1년 내내 얼음판을 걸었으니 온 인류의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따뜻한 한 잔 술과/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그것만으로도 푸지고/고마운 것이라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시인의 소박한 마음과 따뜻한 마음에 우리의 얼어붙었던 마음이 적이 누그러집니다.

 

시인의 말처럼 세상은/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입니다.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고운 이빨을 보듯그렇게 우리는 희망의 새해를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어둡고 긴 터널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란 생각으로 비록 바다에서 산에서 찬란한 태양을 맞이하진 못하였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꺼지지 않는 새해의 태양을 맞이할 일입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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