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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 홍명순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1-04-10 오전 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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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홍명순
과자 사러 가는데
벚꽃이 자꾸 따라온다
너도
과자 먹고 싶니?
어깨에 내려앉은 벚꽃
얌전히 앉아 있음
한 입 줄게
(『강아지풀 씨앗』, 홍명순,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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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순 시인의 첫 동시집 『강아지풀 씨앗』에 나오는 「벚꽃」은 인간과 자연의 정감이 폭 녹아있는 따뜻한 동시입니다. 동시는 무엇보다 아이의 시선인데 그 점도 좋습니다. 과자를 사러 가는 아이, 그 아이 어깨 위에 내려앉는 벚꽃의 장면이 그려집니다.
아이는 과자를 사러가지만 과자 사는 것에 매달려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함께 갈 벚꽃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그 어깨 위에 앉은 벚꽃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좋습니다. 어깨 위에 앉아 나풀거리며 함께 걷는 길은 그 어떤 길보다 아름다운 길입니다.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맑고 깨끗한 동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단순한 자연과의 교감에서 머물지 않고 인간과의 관계성의 소중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깨 위에 앉은 벚꽃은 함께 하는 친구이고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입니다. 혼자 먹는 과자도 맛은 있겠지만 함께 먹는 과자는 더 맛있습니다. 그 소중한 것을 나누어 먹을 친구와의 관계 맺음을 이렇게 벚꽃 잎 날리는 봄날의 발걸음을 통해 예쁘고 상큼하게 표현했습니다.(*)
너도
과자 먹고 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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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히 앉아 있음
한 입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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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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