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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 / 남재만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1-05-01 오전 9:46:04






꼬부랑 할머니

                              남재만

 

 

삶이 뭔지,

묻지 않으리.

저어기 저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

구십을 넘게 살았어도,

삶이 뭔지

그게 도대체가 뭔지

아직도 알 수가 없어.

저렇게 의문표가 되어

온몸으로 묻고 있는데,

난 묻지 않으리.

삶이 뭔지

뭐가 삶인지

내사 묻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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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내킨 김에 이번 주도 동시 한 편을 살펴봅니다. 어릴 때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왔던 <꼬부랑 할머니>라는 노래가 떠오르는 동시입니다. 그 동요는 꼬부랑이라는 의태어의 반복과 단순 경쾌한 리듬으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아주 단순한 노래이지만 그 의미는 우리 인생의 험난함과 힘듦을 은근히 깔고 있기도 했습니다.

 

여기 나오는 남재만 시인의 꼬부랑 할머니역시 인생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아주 간명한 동시입니다. 이 시의 꼬부랑 할머니는 굽은 자세의 모습에서 ‘?’(물음표)를 떠올리고 삶이 무엇인지 묻는 것과 연계시켜 나간 착상이 기발합니다. 한평생을 살아온 구십 꼬부랑 할머니도 인생이 무엇인지 몰라 아직도 의문표가 되어/온몸으로 묻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삶이란 우주의 신비처럼 신비의 베일에 싸인 양파껍질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시의 화자는 마지막에 가서 자신도

 

삶이 뭔지

뭐가 삶인지

내사 묻지 않으리.

 

라고 노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열심히 걸어가는 일, 주어진 삶에 충실하는 것, 그 어떤 답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은근히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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