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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없다 /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1-09-11 오전 7:05:22






두 번은 없다

                                                         비스와봐 심보르스카

?

 

두 번은 없다. 지금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우리는

아무 연습 없이 태어나

아무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라고 불리는 학교에서

가장 멍청한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낙제란 없다.

 

똑같이 반복되는 날은 단 한 번도 없다.

똑같은 밤도 없고

한결 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커다란 소리로 너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것은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내게로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나는 벽을 향해 얼굴을 옮겨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던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부질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고 있는가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서로 만나는 지점을 찾아보자.

우리가 비록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 지라도...

 

비스와바 심보르스카(폴란드 여성시인, 1996년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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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보르스카의 시 두 번은 없다라는 시에는 인생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삶은 아무 준비 없이 맞닥뜨리는 막막한 삶임을 이야기해 줍니다. 인생은 예행연습이 없습니다. 순간순간 맞이하는 모든 것들이 삶입니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인간은 피투된 존재입니다. 내가 주인이고 내가 삶의 주인공이지만 그 어떤 계획도 기획도 관여하지 못하고 그 어디로부터 내던져진 존재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참된 가치는 내던져진 존재이지만 그것에 순응하지 않고 다시 자신의 존재에 기획 투사하는 기투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3연에서 똑같이 반복되는 날은 단 한 번도 없다.’라는 구절은 바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의 노력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둘째, 우리 인간은 모두 이 세상의 무대에서 낙제자란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줄 세우고 서열을 매기지만 진정 인간의 삶은 모두가 고유한 존재이고 그 나름대로 다 제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셋째, 고독한 인간 존재에 대한 불안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은 있기 마련, 존재는 사라짐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사라짐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사라지기 때문에 또 아름답다는 것을 역설합니다.

 

그렇기에 살아있는 동안 서로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서로 만나는 지점을 찾아보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비록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서로 다른 존재이지만 어쩌면 마음만 먹고 마음의 문을 열면 물방울이 합쳐지듯 우리의 삶도 아름다움으로 빛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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