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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1-12-04 오후 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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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나비 / 김기림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1-10-02 오전 9:11:39






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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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오늘은 아주 이질적인 두 소재의 만남을 노래한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를 만나봅니다. 이 시의 두 소재는 바다나비인데 일반적으로 서로 잘 결합되어지거나 연상되어지질 않는 소재입니다. 나비는 들판이나 청산이나 꽃을 배경으로 등장하지 시퍼런 물결이 일렁이는 바다와는 거리가 상당히 먼 존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는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시의 시적 화자는 나비를 바라보는 이인데, 시적 주체인 나비는 시퍼런 물결이 일렁이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고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다 그 푸른 물결에 날개가 절어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가 발표된 해가 1946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시대적으로 격동기이고 또한 새로운 근대문명이 물밀 듯이 밀려오는 때이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비는 이 새로운 세계를 꽃밭으로 동경하고 뛰어들었다가 냉혹한 현실의 벽에 좌절하고 돌아오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나 다 그렇겠지요? 항상 시대는 변화합니다. 쪽배를 타고 먼 바다 위를 떠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요 삶입니다. 그 변화의 물결 속에 인간은 안정과 호기심의 두 노를 저으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변화와 혁신을 좋아하는 이는 이 변화의 롤러코스트를 즐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 시의 나비처럼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시의 화자는 바라봅니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걸려 있는 것을, 그리고 그 모습이 아리고 아프다는 것을 공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 시각적 심상인 새파란 초승달시리다라는 촉각적 심상으로 전이시키면서 좌절한 나비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객관화시켜 감정의 몰입이 아닌 감정의 절제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시에 나오는 나비는 바로 시인자신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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