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2-05-18 오전 9:01:00

  • i 전시관

몽골 편지 / 안상학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1-11-06 오전 10:12:18






몽골 편지

                                               안상학

 

 

독수리가 살 수 있는 곳에 독수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나도 내가 살 수 있는 곳에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자작나무가 자꾸만 자작나무다워지는 곳이 있었습니다

나도 내가 자꾸만 나다워지는 곳에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내 마음이 자꾸 좋아지는 곳에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자꾸만 좋아지는 곳에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자꾸만 당신다워지는 시간이 자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런 당신을 나는 아무렇지도 아니하게 사랑하고

 

나도 자꾸만 나다워지는 시간이 자라는 곳에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나를 당신이 아무렇지도 아니하게 사랑하는

 

내 마음이 자꾸 좋아지는 당신에게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당신도 자꾸만 마음이 좋아지는 나에게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

 

 

원시인님, 가을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제 각각 자신의 빛깔로 가을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은행나뭇빛으로 단풍나무는 단풍나뭇빛으로 느티나무는 느티나뭇빛으로 이 세계를 물들이고 있습니다.

 

안상학 시인의 몽골 편지를 읽으면서 제 각각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삶의 원형 같은 것을 찾아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 일었습니다.

 

독수리자작나무당신, 이 시의 디딤돌인 셈입니다. 몽골에 사는 독수리가 떠올랐습니다. 광활한 대지 위를 날다가 어느 나뭇가지 위에 홀로 고독한 철학자처럼 앉아 있는 모습 말입니다. 시인은 독수리가 살고 있는 그곳이 그가 사는 가장 적합한 곳임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역시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나에게 가장 적합한 곳이기를 시인은 소망하고 있습니다. ‘자작나무가 자꾸만 자작나무다워지는 곳이있듯이, ‘나도 내가 자꾸만 나다워지는 곳에 자신을 두고 싶어 합니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은 자신의 고유한 속성으로 존재하고 또 살아가고자 합니다. 시인은 노래하고 있습니다. 모든 존재자들의 존재가 그렇듯이 나답게살아가고 싶은 것이죠.

 

이 시의 저변에는 우리 인간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은근히 궁구해 보고 있습니다. 오늘날 인간의 삶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 넌지시 비판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이 자꾸 좋아지는 곳에 나를 살게하지 못하고 무엇인가 얽매여 끌려가는 삶을 살고 있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내가 자꾸만 좋아지는 곳에 나를 살게할 때, ‘는 나다워지고 당신또한 당신다워지는 것이겠지요. 그러한 곳을 안상학 시인은 몽골에서 찾은 것 같습니다. 문명의 이기에서 멀어진 곳, 우리네 삶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곳 - 대평원이 펼쳐진 몽골에서 초청장이라도 도착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곳은 당신이 자꾸만 당신다워지, ‘나도 자꾸만 나다워지는 시간이 자라는 곳입니다. 그러한 곳에 나와 당신은 서로 아무렇지도 아니하게 사랑하고서로의 가슴에 서로를 살게 하는 곳임을 아름답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이 자꾸 좋아지는 당신에게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당신도 자꾸만 마음이 좋아지는 나에게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댓글

스팸방지코드
 [새로고침]
※ 상자 안에 있는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0/200
<a href="/black.html">배너클릭체크 노프레임</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