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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2-12-03 오후 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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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기차 / 강성은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2-08-20 오전 8:35:38






밤 기차

                                                                                           강성은

 

 

기차에 무언가 두고 내렸다 잠깐 잠이 들었고 일어나 보니 옆 좌석에 누군가 타고 있었다 다시 잠이 들었다 깨 보니 다른 누군가 타고 있었다 다시 잠들었다 깼을 때 또 다른 누군가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기차는 멈춰 있었다 나는 서둘러 가방과 우산을 챙겼다 기차에서 내리자 겨울밤의 냉기가 밀려왔다 사람들을 뒤따라 계단을 오르고 개찰구를 빠져나왔다 처음 보는 역이었다 처음 보는 지명이었다 모두 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쌓인 눈 위로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기차에 무언가 두고 내렸다는 걸 깨달았을 때 뒤돌아보니 기차는 사라지고 없었다 사람들에게 떠밀려 어디론가 가고 있다 누군가 날 깨워 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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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적이 있지요? 원시인님, 기차나 지하철을 타고 깜빡 잠이 들어 후다닥 일어나 내린 적이. 그리고 내려 걸어오다 아차, 기차에 지갑이나 가방을 두고 내렸다는 경험 같은 것.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는 존재들이지요. 그 목적지의 끝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 도착하면 내려야 하고 내릴 때까지 정신없이 자다가 허겁지겁 인생을 되돌아보지요. 그리고는 다하지 못한 삶을 후회하게 됩니다. 떠밀려 가는 겨울 눈밭 길을 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하는데 누군가 나를 좀 깨워 주기를 바라지만 그 또한 바쁘고 가끔씩 나를 깨워주지만 나는 또 잠이 들곤 했지요.(*)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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