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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립문자 / 김성백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2-08-28 오전 8: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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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립문자
김성백
노승은 동안거 중이다
허리까지 차오른 경전에 붓을 헹구면
간지러워 배시시
흘림체로 빛을 받아 적는
촉촉한 근육들
* 2022년 제3회 이형기 디카시신인문학상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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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님, 오늘은 디카시 한 편을 올립니다. 디카시는 최근에 새롭게 생긴 시의 갈래 중 하나입니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영상(사진)과 문자를 함께 표현한 시의 새로운 형식인데, 5행 정도의 짧은 시와 사진을 함께 배치하여 글과 그림이 서로 혼융되면서 새로운 이미지와 의미를 창출하는 시의 형식을 일컫습니다. 그림은 그림대로 글은 글대로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이 서로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때 참다운 디카시의 매력이 있겠지요.
김성백의 「불립문자」라는 디카시는 이런 점에서 매우 빼어난 작품이라 여겨집니다. 먼저 사진을 보면 호수에 자란 나무들의 그림자가 물결에 춤을 추듯 물속으로 잠기어 갑니다. 시에서 ‘노승이 동안거 중’인 것처럼 나무의 실체는 은밀히 은폐되어 있습니다. 하늘로 뻗은 나무가 실체인지? 아니면 물그림자에 비친 흔들리는 나무의 그림자가 실체인지? 애매하게 숨겨둡니다. 노승은 지금 동안거 중이라 여기 이 절 안에 없지만 그렇다고 노승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부처는 떠났지만 부처는 곳곳에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속에 흐느적거리는 나무의 그림자를 시인은 ‘허리까지 차오른 경전에 붓을 헹군다’라고 표현하고 있군요. 상상력을 확산하는 참신한 발상입니다. 뒤이어 ‘흘림체로 빛을 받아 적는/촉촉한 근육들’이란 표현 역시 그림자의 율동에 의해 물의 꿈틀거림을 표현한 낯설게하기의 절창입니다. 물의 꿈틀거림을 물의 근육으로 보았고, 그 물의 근육은 물의 실상입니다. 그런데 부드럽게 흐르는 물에 육체적 근육의 살을 입히는 것은 나무의 실상이 아니라 나무가 빛에 의해 만들어진 나무의 그림자 즉 나무의 허상입니다. 실상인 물의 근육이 만들어지는 것은 나무의 그림자인 허상이 빚어낸 것이라는 유무상생의 도의 이미지를 낳고 있습니다.
물살에 흔들리는 호수의 사진과 불립문자라는 5줄의 짧은 글이 만나 서로 융화되면서 빚어지는 새로운 이미지의 창출을 보게 합니다. 우리의 삶이 어찌 문자로 다 전달될 수 있겠습니까? 불립문자처럼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그 느낌과 이미지가 우리네 삶의 진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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