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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 김광섭
[원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기사입력 2023-02-18 오전 9:32:01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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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시인의 시 저녁에는 김환기 화백이 그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와 유심초가 부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80) 노래로 우리들에게 익히 알려진 시입니다. 노래의 아름다운 선율도 좋지만, 김환기 화백의 그림 앞에 서면 화면 가득 채운 푸른색의 색채 위에, 하얀 네모난 테두리의 점들이 마치 하늘의 별처럼 다가오는 벅찬 우주적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작품은 196911월에 발표된 작품으로 인간 존재성에 대한 성찰과 인식론을 자연과의 관계성을 통해 담담하게 표현한 한 편의 수묵화 같습니다. 밤이 되어 하늘을 쳐다보는 시의 화자와 그를 내려다보는 별이라는 대상과의 관계성이 주된 내용의 시적 구조입니다. 지상과 천상, 별과 나, 밝음과 어둠 등을 통해 개별적 주체들의 소멸 과정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별이라는 주체는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라는 주체는 어둠 속에 사라지는 개별적 특성을 지닌 존재들입니다. 그러하니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숙명적 존재들인 셈이지요. 그러니 서로 먼 곳에서 바라보는 그리움은 더욱 깊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시적 화자는 그 어디서 그 언젠가는 만나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끝맺습니다. 인간의 숙명적인 고독과 운명을 노래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경산인터넷뉴스(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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