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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0-02-25 오후 5:50:00

뇌 리셋하기
[은빛수녀의 사색노트]

기사입력 2020-01-31 오전 8:36:29





1. 내 머릿속에게 묻기

 

남의 정보를 찾는 데 보내는 시간을 줄여보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묻기 전에 먼저 나에게 내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다.

 

요리하기 전에 우선 내 머릿속을 검색한다. 정확하지 않아도 내 나름의 기억을 되살려서 머릿속에서 먼저 시뮬레이션해본다. 필요한 재료와 요리 순서를 머릿속으로 정리해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정말 모르겠는 부분은 검색을 통해 보완한다.

 

이때 중요한 건, 주방에 스마트폰을 가져가지 않아야 한다. 요리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열어 커닝하지 않고 실수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일단 시돤다. 검색에 의존할 때는 지시한 대로 흉내 낼 뿐, ‘이 정도가 알맞겠다라는 감이 없다. 그런데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나 혼자 시도해보면서부터 콩나물을 너무 삶아 죽이 되기도 하고 된장을 너무 넣어 자기도 하는 등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불 조절과 시간 조절, 간 맞추기에 약간의 감이 생긴 것 같다. 감은 다른 사람의 레시피가 아니라 나만의 레시피다. 맛의 비결을 물을 때마다 엄마가 늘 말씀하시던 그냥 하면 돼가 바로 이것이구나 싶다.

 

글을 쓰거나 강의 준비할 때 생각이 막히는 경우에도, 바로 검색하거나 서고로 쫒아가기보다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검색은 딱 한 조각의 정보를 제공하지만 사색은 여러 갈래로 펼쳐진 다양한 길을 보여준다. 책이나 학술지를 읽을 때도 중요한 부분에서 멈춰 저자에게 질문하듯 묻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적는다. 그러면 더 기억에 남고, 그 기억으로 또 다른 연결고리가 찾아진다. 검색해도 찾을 수 없었던 나만의 감이 쑥쑥 자라는 기분이다.

 

2. 사람에게 먼저 묻기

 

언젠가 용산에 있는 교육관을 찾아가야 했다. 초행길인지라 포털 사이트로 루트를 검색하면서 길을 나섰다. 그런데 막상 찾으려니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한참을 헤매다 안 되겠다 싶어 상가에 들어가 물어보니 주인이 살짝 웃으며 바로 요기예요라고 옆 건물을 가리켰다. 그 앞을 몇 번을 오갔는데도 전혀 보이지 않았던 간판이 떡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색에 의존해서 살다 보니 누군가에게 물어야겠다는 것조차 잊고 살고 있었다. 먼저 물어봤으면 쉬웠을 것을……. 그저 한 번만 물어보면 될 일이었다.

 

공간지능을 담당하는 해마는 장소 뿐만 아니라 사물과 사건에 대한 체험들도 서로 연결해준다. 그래서 해마를 자꾸 사용하면 기억력도 향상되고 알츠하이머 예방에도 아주 좋다고 한다.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듯, 길 찾기로 해마를 키워야겠다. 어떻게? ‘길 찾기앱에 의존하지 않고, 미리 약도를 보고 메모하고 스스로 기억하며 길을 찾는 것이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두리번거릴 여유가 있어야 기억도 할 수 있다.

 

3. 단기기억 창고 비우기

 

나는 많은 시간을 머릿속에 인풋으로 집어넣는 일만 하며 보내는 것 같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기억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더 잘 잊는다. 우리 뇌는 중요한 정보를 장기기억 창고에 넣으려면 반드시 단기기억 창고를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단기기억 창고는 용량이 매우 적다. 그런데 컴퓨터로, 스마트폰으로, 텔레비전으로 끊임없이 정보를 들이부으니 늘 단기기억 창고가 꽉 차 있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정보는 들어갈 틈이 없다. 단기기억 창고에 제대로 담질 못하니 아예 장기기억 창고로는 진입도 못할 수밖에. 나를 포함해 현대인이 돌아서면 기억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스마트폰 때문에 우리 뇌의 단기기억 창고가 과부하에 걸린 것이다.

 

이럴 때는 꺼줘야 한다. 멈춰야 한다. 그래야 단기기억 창고가 정리되면서 비워진다. 다음은 단기기억 창고를 비우기 위해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다. 사무실 컴퓨터 앞에서도 할 수 있다. , 3분이면 충분하다.

 

- 잠시 일을 멈춘다.

- 나의 호흡 소리를 들으면서 나 자신에게 집중한다(지금 이 순간은 당신이 활동에서 존재로 옮겨가는 특별한 순간이다).

- 2분 동안 가만히 내 숨소리와 몸이 느끼는 것에만 집중해보자. 눈을 감아도 좋다. 그 어떤 것도 보지도 듣지도 생각하지도 말자. 그냥 내 숨소리와 몸의 느낌에 집중하라. 멍 대리는 느낌이 참 좋다

- 2분 후 눈을 뜨고 사무실의 화초나 창밖의 풍경을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벽에 걸려 잇는 자연 풍경을 담은 그림을 봐도 좋다. 그리고 유쾌하고 즐거운 감정을 음미한다(즐겁지 않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도 즐겁다’, ‘좋다라고 되뇌면 진짜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기분이 좋아지면서 잡다한 정보로 가득 찼던 복잡한 머릿속이 깨끗이 씻기는 기분이다.

- 몸을 일으켜 평소 기분 좋을 때 하는 포즈를 취한다(나는 양손을 쭉 하늘을 향해 뻗으면서 앗싸! 좋구나!” 하고 혼잣말을 하곤 한다).

 

, 이제 나의 뇌는 리셋되었다.


















 

 

 





 

편집/최상룡(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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