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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19-06-15 오후 12:12:00

청년농부에게 우리 농업과 농촌의 길을 묻다
남산면 정진대추 김민수 총각

기사입력 2017-09-14 오전 10:21:11

- 모두가 떠나가는 농촌

 

- 째깍째깍 다가오는 농촌 소멸

 

- 농촌총각에게는 시집오려는 처녀조차 없는 암담함

 

그럼에도 농부로 살아가기로 작정하고 한국농업과 농촌의 희망을 노래하는 해맑은 얼굴의 청년농부가 있다.

 

        ▲ 청년농업인 김민수 씨.
 

남산에서 아버지와 함께 대추농사를 짓고 있는 26살의 총각 김민수 군이 그 주인공이다.

 

김민수 군은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했고 후계농업경영인 과정경북농민사관학교 유기농기능사 과정을 수료한 준비된 농부이다.

 

또한 경산시4-H연합회 총무를 맡아 농촌청소년 단체활동에도 열심이다. 지난달에는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2017 농업인 현장 우수기술 공모전에 농작업 효율을 극대화한 고소전지칼을 출품하여 농업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를 만나, 농사를 생업으로 살아가는 앳된 청년이 농업현장과 농촌생활에서 직접 겪고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들어 보았다.

 

살만한 곳은 농촌뿐이다.”라는 꿈꾸는 자들의 생업과 유리된 인식, “복지 농어촌을 말하는 관계당국의 공론(空論)이 아니라, 청년농부의 솔직한 고백이라서 공감이 컸다.

 

무엇보다 우리 농업과 농촌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그에게서 우리 농업과 농촌의 어둡지만은 않은 미래를 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고마웠고 그가 자랑스러웠다.

 

대추 수확준비에 바쁠 텐데 시간 내주어 고마워요. 올해 대추농사는 잘 되었나요?

 

폭염과 이상고온으로 평년작에는 미치지 못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수익이 많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요?

 

꼭 그렇지 만은 않아요. 전체적으로는 소득이 좀 줄겠지만 작황이 나쁘면 오히려 소득이 더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참 지난달에 ‘2017 농업인 현장 우수기술 공모전에서 농업인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것 축하해요. ‘고소전지칼로 최우수상인 농촌진흥청장을 받았는데 평소 발명에 관심이 많은가 봐요?

 

발명 자체에 관심이 많다고 하기 보다는 농사를 짓다가 현장에서 부딪치는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농사도 기계화로 얼마나 농작업의 효율을 높이는가에 따라 수익이 많이 달라지거든요. 이번에 상을 받은 고소전지칼도 높은 곳의 대추나무 순치기를 효율적으로 할 방법을 찾다가 개발한 것입니다. 제가 아이디어를 내고 실물 제작은 아버지가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특허 출원과 상품화 생각은 없나요?

 

대회를 주관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특허출원과 상품화를 지원해 준다고 했어요. 좀 더 기능이 보강되어, 고소 가지치기에 유용한 농기구로 우리 농업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짓고 있는 농사규모와 소득은 어느 정도 되는지?


아버지와 함께 대추농사를 만평 정도 짓고 있습니다.”

 

전에는 복숭아 랑 포도농사도 같이 했는데 일손이 가장 많이 드는 대추 순치기와 복숭아 적과작업이 작업시기가 겹치는 문제로 지금은 대추농사만 짓고 있습니다.

 

소득은 평년작 기준으로 조수익으론 1억이 좀 넘고, 순수익은 5천만원이 좀 넘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소득이 많지는 않네요?

 

예전에 대추시세가 좋을 때와는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만평 중 약 9천평이 도지밭(임차밭)이고 외부인력을 많이 쓰다 보니 임대료와 인부임이 많이 들어서 그렇지, 투자비와 들어가는 노력을 비교하면 장사나 직장에 다니는 것 보다 못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민수 군이한국농수산대학으로 진학하고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사실 저도 중학교에 다닐 때 까지는 학교 선생님이 되겠다는 생각도 했고, 누구나 어른이 되면 공무원처럼 양복입고 넥타이 매고 반듯한 일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특별한 꿈과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구요.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300 1을 초과한다는 뉴스를 봤어요. 공부가 5등급 수준이었는데 도시부문에서는 도저히 가능성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도시부문은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남들이 싫어하는 시골에서 1등 하자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농수산대학 과수학과로 진학했습니다. 아버지가 과수농사를 지으신 영향도 컸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지금도 생각이 달라지진 않았나요?

 

, 무더위 속에서 모기에게 수도 없이 물리며 흙투성이로 일해야 하는 것이 힘이 들지만 여전히 농업의 발전 가능성이 도시부분 보다 훨씬 높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도시 마트에서 반년 정도 일해 봤는데 월급타서 생활하고 나니 남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농사는 월급처럼 소득이 고정적이진 않지만 발전 가능성과 시간적인 자유, 삶의 여유 측면에서는 월등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수 군이 농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근거는 뭔가요?

 

아직 농업은 효율성을 높일 부문이 많다고 봅니다.

 

기계화와 자동화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면 얼마든지 고소득이 가능합니다. 고령화와 농사일 기피로 인건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인건비를 줄이면 성공합니다. 도시부문에서 저 같은 사람이 성공할 분야가 있을까요...

 

농업은 살아있는 생명을 가꾸는 전문직종입니다.

 

살아있는 생물을 다루는 만큼 공부하고 배울 것도 많고, 경험해야만 알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죠. 쉽게 할 수 없는 힘든 일 인 만큼 가능성이 큰 것이 당연한 것 아닙니까?”

 

앞에 앉아 있는 친구가 26살 앳된 얼굴의 청년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느낀 점인지 책에서 읽거나 들은 이야기인지 물었다.

 

학교에서 배우고 또 농사를 지으면서 고민하고 깨달은 생각들 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 청년농부로서 직접 느낀 농촌생활의 좋은 점과 힘든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실까요? 농사를 짓겠다고 생각하는 후배나 농촌생활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농부로서 농촌에 사는 첫째 기쁨은 수확의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름의 숨막힘을 이겨내고 결실을 거둔다는 게 농부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자 농촌생활의 즐거움입니다. 단순히 땀 흘린 결과로 수익을 얻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 만족감 같은 그런 기쁨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원칙을 지키는 데서 오는 자부심이 있어서 좋습니다. 직장생활에서는 아마 쉽게 느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저희는 대추가 완전히 익었을 때 수확합니다. 덜 익은 대추를 일찍 따서 출하하면 수익이 더 좋을 수도 있지만, 맛과 향이 깊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손해를 좀 보더라도 숙기가 지나서 수확합니다. 저희 집 대추나 대추즙(정진대추즙)을 드신 분들이 다른 집 제품보다 맛과 향이 깊다고 칭찬해 주실 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세 번째로는 매일 매일을 신기하고 경이로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입니다.

 

메마른 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오고 잎이 무성해지고 열매가 열리고 자라는 것을 보노라면 자연의 경이로움과 신비를 느끼고 놀라게 되죠.

 

이 밖에도 사랑하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같이 할 수 있는 여유로움, 속박되지 않고 자신의 스케줄대로 일하고 놀 수 있는 자유로움, 농사기술과 재배기술을 하나 하나 배워가는 경험의 즐거움 등이 농촌과 농업에서 가질 수 있는 기쁨이라 생각합니다.

 

힘든 점을 들자면 저에게는 무더위가 가장 힘듭니다. 폭염에 야외에서 농사일을 한다는 게 장난이 아닙니다.

 

땀 흘린 만큼 소득이 나와야 하는데 자연재해, 가격폭락 등으로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점도 힘든 일 중의 하나입니다.

 

일 년 내내 땀 흘린 게 허탈해지거나, 풍년이 드는 것이 기쁘지 않으면 괴롭죠. 이런 것들은 제도적인 보완장치가 가능할 텐데 해마다 반복되고 있으니 문제죠.

 

제 주변에 장가를 가야할 형들은 많은데 시집 올 처녀가 없어요.

 

제가 사는 남산면 전체에 처녀는 한 두 명도 안됩니다. 삶터 주변에서 처녀를 만날 수 있어야 장가를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이들 육아, 자녀교육, 병원진료 등에서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제가 사는 경산은 대도시 근교라서 덜 한데 대학친구들 중 오지에 정착한 친구들에겐 정말 심각한 고민꺼리이더군요.”

 

민수 군은 결혼 후 육아나 교육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하나요?

 

솔직히 아내가 육아나 교육문제로 도시에 거주하기를 희망하면 도시에 거주하면서 제가 농장으로 출퇴근 할 용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농촌에 거주하면서도 제가 아내의 육아나 교육을 많이 도와주면 농촌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농촌생활의 장점이 자신의 일과를 조절할 수 있는 자유와 여유 아닙니까?

 


 

민수 군도 농사일과 농촌생활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후배들에게 농사를 권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농업을 직업으로 농촌에 사는 것이 힘들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저는 농촌에 사는 것이 도시에 사는 것 보다 더 행복해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후배들에게 농업을 권하는 일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저마다 처한 여건과 상황이 다 다르니까요.

 

물려받는 농업기반이 없다면 사실상 농업에 종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른들의 기반을 승계할 수 있으면 이 보다 더 좋은 전문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 농업과 농촌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물어 볼께요. 아무도 못 푼 문제이니 가볍게 생각나는 대로 대답해 주길?

 

농촌총각들 장가보낼 묘안은 없나요?

 

부농들은 장가를 잘 갑니다. 문제는 열심히 사는 작은 규모의 창업농과 소농들인데 이들이 처녀들과 만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평범한 청년농부가 장가가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저와 4-H활동을 같이 하거나 대학 선배 중에는 정말 좋은 형들이 많은데 이들의 농촌생활과 꿈을 소개하고 도시처녀들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제 친구 중에 TV프로에 나와 유명인사가 된 친구가 있습니다. TV의 위력이 대단한데 젊은 농업인과 농촌생활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이 생겨 청년농부들의 꿈과 농촌생활이 제대로 알려지면 청년농부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요.”

 

한국농업의 미래를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할 과제를 하나만 꼽는다면?

 

일본은 농부가 농사를 지으면 농협이 집하하여 농민이 판매하는 것 보다 더 좋은 가격으로 판매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농민은 좋은 농산물을 생산만하면 되죠. 수집과 판매를 농협이 알아서 해주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농사를 지은 농민이 직접 판매하는 것이 전문조직인 농협에 판매를 위탁하는 것 보다 더 좋은 가격을 받습니다. 같은 농협인데 왜 그럴까요?

 

우리 농협도 돈장사만 할 것이 아니라, 농협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으면 합니다.”

 

청년농부로서 도시처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농촌에는 평생을 함께 살아도 후회하지 않을 청년농부들이 정말 많습니다.

 

농사일의 힘든 부분과 시골생활의 불편함만 볼 것이 아니라, 청년농부들이 땀 흘리는 이유, 꿈과 열정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농촌생활, 힘들지만 도시보다 삶의 여유와 시간적 자유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도시에서보다 자녀 육아도 교육도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바꾸면 농촌에서 기회와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더 행복한 삶이 가능합니다.

 

농촌으로 오십시오.”

최상룡(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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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법사
    2017-09-15 삭제

    총각이라는 말이 공감되서 마음이아프네요

  • 경산팸
    2017-09-15 삭제

    요즘 총각답지 않게 너무 멋지네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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