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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르미’ 장병두 씨
우편집배원, 행복을 배달하며 우리 사회의 안전도 지킵니다!
기사입력 2019-11-13 오후 2:51:32

▲ 행복나르미 하양우체국 장병두 씨
“매일 같이 지역 구석구석을 다니며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을 천직으로 여깁니다. 언제부턴가 ‘행복나르미’라고 불러주어 고맙습니다.”
‘우편집배원’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가가호호에 행복을 실어 나른다. 날마다 가가호호를 방문하는 관계로 어느 직업보다 애환과 사연이 많다. 또 우리 주위의 소외된 이웃의 위기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첨병이기도 하다.
이러한 집배원의 특성에 착안하여, 경북지방우정청과 경북도는 지난 2009년 9월 생계위협 위기가구를 보호하고, 독거노인 등 노약자 위기상황 발견 시 관계기관에 알리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역사정에 밝은 경북지역 집배원 1,127명을 ‘행복나르미’로 위촉했다.

▲ 경북도지사의 행복나르미 표창을 받은 장병두 씨
지난 4일에는 경주 한화리조트에서 ‘행복나르미’ 출범 10주년을 기념하는 ‘2019 행복나르미 세미나’를 개최하고 모범 행복나르미 23명에게 경북도지사 표창을 수여했다.
장병두 씨는(46세, 하양우체국 소속) 이날 경산시 집배원을 대표하는 모범 ‘행복나르미’로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수상을 축하하자, “특별하게 한 것도 없는데 과분한 상을 받았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생각한다.”라며 쑥스러워했다.
장 씨는 2000년 3월에 중방동우체국에서 계약직 상시 집배원으로 우편집배원의 길에 들어섰다. 그해 8월부터는 고향인 와촌우체국에서 근무하다, 2006년 7월에 하양우체국에서 기능직 10급의 정식 우정공무원이 됐다. 이후 2차례 승진하여 지금은 기능직 8급이다. 그는 우정공무원이 된 이래 하루하루를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그의 동료들도 그를 20년을 하루 같이 성실함으로 맡은 일에 충실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서미숙 하양우체국장은 “장 주무관은 동료들의 불평불만을 잘 들어주고, 항상 차분하게 팀원들을 다독이며 잘 이끌어가는 팀장으로 무척 성실하고 매사 솔선수범하는 ‘리더’라서 후배 집배원들이 잘 따른다.”라며 칭찬했다.
장 씨는 와촌면 상암리에서 태어나 줄 곳 경산에서 살아온 경산 토박이이다. 고향에서 46년을 살아오고 있는 소감을 묻자, “와촌으로 배달 갈 때마다 어린 시절 학교를 파하고 쇠꼴 뜯고 경운기 몰며 일하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라며. “늘 고향에 살아서 그런지 큰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나 ‘경산지식산업지구’와 ‘서사택지지구’를 지나가면 상전벽해를 느끼게 되고, 무학산에 오르면 축사 건축으로 황금 들녘의 아름다움을 잃고 있는 한사들이 안타깝다.” 고 했다.
우편 대신 택배 배송 업무가 급격히 늘어나 집배원들의 노동 강도가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데 따른 고충을 묻자, 눈비가 오는 날이거나. 명절이 되면 힘이 많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하양우체국 기준으로 1명의 집배원이 600~700가구를 담당하여 하루 600여 통의 우편물과 50~60개의 택배 물품을 배달하고 있다고 했다. 명절 때는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택배물품이 약 150개(10kg 이하 소형택배물품)가 넘는단다.

▲ 애마인 배달 오토바이와 함께
업무 강도에 대한 감이 안 잡힌다고 하자, 장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지만, 우편물이나 택배물품을 들고 걷는 걸음걸이 수가 하루에 1만 5천보를 넘는다고 했다.
집배원들이 공무원 중에서 가장 근무 난이도가 높은 직렬 중의 하나이고, 소방관보다 사망률이 더 높으며 젊은 20대조차도 못 버틸 정도로 노동 강도가 세다는 말이 괜한 이야기가 아니구나 싶었다.
장 씨는 은퇴한 선배들이 대부분 근골격계 질환이나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다니는 것을 보면 걱정도 되고, 사실 아픈 곳도 많지만 매일 주어진 일을 처리하다 보면 어지간히 아픈 것은 무시하고 지나간다고 했다.
그렇지만 많은 가구에 배달을 마쳐야하는 집배원들의 업무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사정에 맞추어 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시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다짜고짜 욕부터 먹고 나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집배원들의 고충을 좀 이해해주었으면 했다.
‘행복나르미’로서 보람을 묻자, 대부분 고지서인 우편물 중에서 한 두통의 손편지가 있는데, 기쁜 소식을 전하는 편지이거나 군대 간 아들이 어머니에게 보내온 편지를 전해 줄 때 그리고 훈련소에서 보낸 아들의 옷 보따리를 전할 때 가슴이 뭉클하단다.
‘행복나르미’ 역할을 한 사례를 들어달라고 했더니, 아파트 현관에서 뇌졸증 환자가 휠체어와 함께 넘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여 구급조치를 한 사례, 산불을 초기에 발견하여 119에 신고한 사례를 들었다.
와촌 동강리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가 며칠째 안보여 걱정하다 이웃집에 안부를 물었는데 입원했다는 말을 듣고서는 안도하며 쾌유를 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행복나르미’ 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장 집배원은 오늘도 아침 8시에 우체국으로 출근하여 배송할 우편물과 택배물품을 분류하고 전산 입력하여 배송 SMS문자를 발송한다. 이 일이 끝나는 10시 쯤 우편물을 오토바이에 싣고 배달에 나선다. 하루 약 5백 세대에 600여 통의 우편물과 60여 건의 택배물품을 배달하는데 평균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배달을 위해 걷는 발걸음 수가 만보도 넘는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힘든 일상의 반복이지만, 장 씨는 오늘도 오토바이를 타고 묵묵히 계단을 오르내리며 우편물을 배달한다.
몸은 파김치가 되지만, 마음은 취약계층과 우리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행복나르미’의 일상이 좀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아자 경산인!! 장병두 집배원
최상룡 (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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