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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임춘 교장신부님
<제5편> 에필로그
기사입력 2019-12-26 오전 8:32:23
한 알의 ‘밀알’ 같은 고귀한 삶, 꺼지지 않는 빛이 되다!
산골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암울했던 시대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선각자·지도자·교육자·사제의 삶을 살아온 신부님은 사람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실천하여 지역과 지역민의 삶의 모습을 바꾸었으며, 교육사업을 시작하여 자라나는 수많은 가난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했다.
신부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수고와 아픔을 기꺼이 평화와 기쁨으로 받아들였고, 시대의 부름을 받았을 때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생을 던져 ‘밀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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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남산동 성직자 묘역 내 신부님 묘소
성직자 묘역 입구에는 “Hodie mihi, cras tibi !”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
라는 죽음에 대한 유명한 라틴어 경구가 새겨져 있다.
1994년 11월 27일, 남산성당에서 가족 친지 교우들의 기도 가운데 장례식이 거행되어 신부님는 대구 남산동 가톨릭 성직자 묘지에 안장되었지만. ‘밀알’ 같은 고귀한 삶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빛이 되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선종 이듬해인 1995년 8월 31일, 국민훈장 동백장을 추서했다.
이후 신부님이 남겨놓으신 저축금과 연금을 기금으로 하여 거리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임춘학숙’이 1996년 7월 3일 건립되어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학숙 건립은 신부님께서 생전에 하시고자 했던 일로 결국 신부님의 뜻을 받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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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학중·고 교정에 세워진 이임춘(펠릭스) 교장신부님 흉상
2004년 신부님 선종 10년 기념사업으로 동창회에서 신부님 흉상을 건립하면서 동시에 장학회 설립에 뜻을 모아 2006년 10월 28일 무학장학회가 발족되었다.
신부님이 전 생애를 바쳐 보여 주었던 지역과 학교에 대한 사랑의 정신은 모든 무학인과 지역민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실의와 좌절, 냉대와 외면 속에 갈등과 고뇌도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도 나는 이 모든 것을 후회하거나 힘겹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동안 어려운 고비마다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릴 뿐이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고 고난을 영광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천주님만이 하실 수 있는 권능인 것이리라. 그러나 주님은 우리의 적극적이고 성의 있는 응답을 언제나 기다리고 계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다.” (천주교 하양본당 65년사 ‘사목회고’ 중에서.)
꺼지지 않는 빛
한 사제가 있었다.
신앙으로 인해 쫓겨 온 막다른 곳
하늘만 보이는 구룡산 마루에서 태어나
‘세상을 사랑하라.’는 부르심에
기꺼이 자신을 봉헌했다.
하느님이 그를 위해 마련해 두신 세상에는
어둠이 겹겹이 덥혀 있었다.
일제의 핍박과 동족간의 전쟁
헤어날 수 없는 불신과 혼동
대를 이어온
가난과 무지만이 가득한 채.
그는 성당 문을 열고
온 몸을 태워도 데울 수 없을 것 같은
그 세상 속으로 걸어갔다.
검은 옷 한 벌로 세상을 품고
뜨거운 체온으로 응고된 고집을 녹이며
배타와 반목이 있는 곳에 화해와 사랑을,
불신이 있는 곳에 믿음을,
가난과 좌절이 있는 곳에 땀과 희망을,
무지가 있는 곳에 깨우침을 심었다.
오로지 하늘에 귀 기울이며
광야에서 백성을 이끈 모세처럼
40년을
세 치 혀끝이 아니라
예순일곱 전 생애로 드러내신 사랑은
이 순간 세상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들에게
꺼지지 않는 빛이 되어
또 다른 사랑을 결심하게 하고
죽어도 결코 죽지 않는
그리스도를 세상에 드러내는 길로 이끌고 있다.
- 박경현, 무학고 1회 졸업생 (현 무학고 교장) 지음 -
최상룡(ksinews@hanmail.net)
댓글1
와! 1회 졸업생이 교장을 이어 받ㅇ셨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