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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19-03-18 오후 6:26:00

최부자집 셋째 딸에서 한식대첩4 최종 우승까지
압량 ‘뜰안’ 최정민 씨의 삶과 음식이야기

기사입력 2018-07-06 오전 8:22:41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한식 고수들의 로컬푸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한식대첩시즌4에서 최종 우승자가 됐다.

 

20개 팀이 참가한 경상북도 예선을 통과하여 경북대표로 뽑혔고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한 팔도 대표들과 12차례 경연을 펼쳤다.

 

매 경연마다 1팀이 떨어지는 3개월간의 피 말리는 경연에서 단 한 차례의 재경연도 없이 최종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압량에서 뜰안이라는 한식집을 운영하는 최정민 씨이다.

 

울주 최 부잣집 셋째 딸로 태어나 경산 농사꾼의 부인이 된 사람, “한식 최고의 진수를 경북이 가지고 있다그 전통의 맛을 되살리고 맛의 근본이 되는 전통장류를 오늘날에 맞게 만들어 보급하겠다.”는 꿈을 가진 최정민 씨를 만나 삶과 음식이야기를 들었다.

 

▲ 최정민 씨
 


 

경산사람이 되도록 한 은냇골 이야기

 

최정민씨의 고향은 울주다. 경주 최 씨이고 울주에서 알아주는 부잣집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던 최부자집 셋째 딸이 어떻게 경산사람이 되었을까?

 

낮에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밤에는 재건중학교 야학선생으로 봉사하고 있었어요. 그때 재건학교 선생님들 모임에서 울주 출신인 오영수 소설가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야기가 하도 재미있어서 그분의 단편소설들을 읽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은냇골 이야기인데 너무나 애잔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여서 소설의 무대인 청도의 은냇골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소설 속 은냇골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산골짜기이고, 줄거리는 숨어살려고 들어온 사람들이 기근으로 먹을 것이 없는 가운데 한 겨울을 나며 굶어죽어 가면서도 사랑을 나누는 시리고 애잔한 이야기입니다. 언젠가 그 아름다운 곳을 꼭 한번 가 봐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출근 버스 속에서 군인 한사람이 내 옆자리에 앉으면서 말을 걸더군요. 요즘말로 작업이었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청도를 잘 아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자기 집 옆 동네라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그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 우리는 사귀었고 자유연애를 하면 쫓겨나던 시절이었지만, 군복무 중이었던 그 사람과 연애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혼을 했고 남편의 고향인 압량에서 살림을 차렸습니다.

 

저의 결혼은 저희 집안에서 연애결혼 스타트를 끊은 것이었습니다. 저의 어머니 교동댁은 딸을 어떻게 교육시켰길래 연애결혼이야라는 주위의 비난에 큰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시집살이

 

시댁은 시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시어머님, 시아주버니, 동서 그리고 조카들이 같이 살았습니다. 남편은 바로 위의 형과는 9, 누나와는 16살 차이가 났습니다. 이렇게 남편이 시골 부잣집 늦둥이로 태어나 오냐 오냐하면서 자란 탓에 큰 일이 생기면 대응능력이 좀 부족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상도 꼰대, 절대 권력자라고 할까요. 한번 틀어지면 근 한 달 동안 말을 하지 않는 거 있죠.

 

정말 울고 싶은 적이 많았습니다. 시집살이에 한 번은 가버리겠다고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갔습니다. 담티고개를 넘어갈 때 까지는 속이 시원했는데 막상 동대구역이 보이니 가슴이 철렁해지더군요. 아들의 엄마 돌아오세요.”라는 울먹임에 그대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절대 도망칠 수 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는 생각, 삼종지도의 교육을 받고 자란 탓에 참으면 한 가족이 해체되지 않고 가정이 지켜진다는 생각, 무엇보다 친정어머니께 또다시 상처를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늘 앞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다잡고 농사 밖에 모르는 남편과 젖소를 키우며 열심히 농사를 지었습니다. 젊은 부부가 농사를 짓는다고 새농민잡지의 표지모델이 되기도 했습니다.

 

▲ 압량면 소재 뜰안 전경
 


 

‘1차 산업에서 ‘6차 산업으로

 

아들과 딸을 키우며 낙농규모를 늘려가던 중에 큰 고비를 만났습니다. 전국적인 젖소파동이 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이 꾼들의 꼬임에 빠져 놀음사고를 저질러 많은 재산을 날리고 큰 빚을 지게 됐습니다. 남편은 젖소사육을 그만두고 육계사육을 시작하고 저는 영대 앞에서 닭집을 내었습니다.

 

빚 갑을 돈을 벌기 위해 6차 산업에 뛰어든 거죠. 남편이 기른 닭으로 요즘말로 치킨집을 했으니 그야말로 6차 산업의 선구자라고 할까요. 치킨집을 5년간 운영하고 나서 삼부가든이라는 고깃집을 열어 21년간 운영해오다 2015년에 뜰안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한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점차 고차원적으로 발전하고 있네요. 호호...


 

음식솜씨와 맛은 어디서

 

음식은 정성이고, 건강이고, 문화고, 사람과사람을 엮어주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저는 대가족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시절에는 식구가 18명이었어요. 집에 어지간한 행사만 해도 100명 넘게 모이는 게 기본이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음식의 맛은 어릴 때 먹던 혀끝의 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 간으로 지금의 음식들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전통식품에 대한 공부라는 정성을 들 수 있습니다.

제 성격이 뭘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보니 외식업에 종사하면서부터 조리와 경영을 꾸준하게 공부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한지 25년이 넘었네요. 지금은 식품가공 박사과정 2학차 중에 있고 대구카톨릭대 산학협력단 그리고 수성대 조리과에서 초빙교수로 강의도 하고 홈플러스 디미방강좌도 맡아서 했습니다.

 

▲ 한식대첩4 방송 장면
 


 

한식대첩 경연 참가

 

사실 올리브tv’‘tv N’이 공동으로 한식대첩경연을 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대구에서 용지봉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오래된 친구가 같이 참가 해보자고 해서 알게 됐고 마침 제가 공부했던 대구가톨릭대 외식산업학과의 교수님 한분이 적극 권유하셔서 참가하였습니다.

 

제가 참가한 한식대첩시즌42016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지역예선을 거친 10개 지역 팀들이 참여하여 경연을 펼쳤고 저희 경북팀이 최종우승을 하였습니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은 5가지 요리를 1시간 이내에 만들어내는 방식이고 그 이전에는 매회 지정된 2가지 요리로 일품대전을 치루어 1팀씩 떨어지는 방식의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경연이었습니다.

 

일품대전 주제로는 밥, 백년음식, 주전부리, 해산물 요리, 약식, 발효간장, 만사형통(액운을 물리치는 팥죽, 재물을 기원하는 떡국)이 차례로 나왔는데 용지봉변미자 친구와 저의 경북팀은 일품대전에서 3번이나 우승했고 단 한 번의 끝장전(재대결)도 없이 결승까지 직행하였습니다. 마침내 최종 우승을 함으로써 처음으로 경북에 우승의 영예를 안기고, 경상도 양반가 음식의 맛과 멋을 널리 알렸습니다.


 

최종 우승 레시피
 

결승전의 주제는 삼시세끼로 아침, 점심, 저녁 총 3번의 상을 120(조식 중식 각 30, 석식 60)내에 차려내는 것이었는데 끼니마다의 특성을 잘 살려 하루 삼시세끼의 조화가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저희 팀은 고전요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하고 정확하게 간을 맞추어 맛을 내기로 컨셉을 정하고 아침상으로는 해각포죽, 대구탕, 김치, 점심상으로는 진주면, 장어조림, 인삼김치, 저녁상으로는 방어탕, 홍합톱밥, 가괄운, 닭가납, 국화채, 골뱅이무침을 차려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잊혀져가는 식재료와 조리법을 발견해서 사라졌던 음식을 캐내는 능력이 굉장했다라는 칭찬을 주셨고, 강호동씨를 비롯한 진행자들은 역대급 상이었다는 극찬을, 결승상대였던 서울팀은 여태 한식대첩에 나온 참가자 중 가장 음식을 잘 한다고 인정해주었습니다.

 

저는 1억원의 우승상금도 좋았지만 우리 경북지역 음식의 명예를 되찾은 것이 더 기뻤습니다.

 

일반적으로 경북의 음식은 맵고 짜며 내세울 것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양반가에서 안내어 놓아 그렇지 최고의 음식진수를 경북이 가지고 있습니다.

 

한식대첩에서 내놓은 음식들의 레시피는 포털에서 검색하여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여름철 별미, 수란채

 

▲ 한식대첩4에서 소개된 수란채
 

 

무더위를 이길 별미로 경주 최부자집에서 내려오던 음식인 수란채를 소개합니다. 잣과 물을 1:6 비율로 갈아 식초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하여 잣물육수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합니다. 각종 해산물(문어 게살 전복 등)과 버섯류(석이버섯, 표고버섯)를 살짝 데치거나 날 것으로 채 썹니다. 채 썬 해산물과 버섯을 그릇에 돌려 담습니다. 가운데에 수란을 놓습니다. 잣물육수를 적당히 부어 먹으면 됩니다.


 

뒤돌아보며

 

가게 문을 닫을 수 없어 아이들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도 다른 엄마들처럼 끝까지 함께해주지 못한 일, 남편에 대한 서운함 등 등...

뒤돌아보면 가슴 아린 일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늘 모든 것은 내 복이라 생각하고 하루하루 현실에 충실하게 살다보니 여기까지 왔고, 자식도 남편도 모두 잘 풀려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비로소 불이(不二, 둘이 아님)를 깨달으니, 남편의 완고함은 지금까지 제가 공부하며 살아올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온 한결같은 헌신이었습니다.

저의 근본은 농사꾼의 아내입니다. 모든 기준은 아이들의 아버지입니다. 저는 단지 그 기준을 따라가고 맞추어 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정말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남은 꿈

 

남편이 직접 농사지은 식재료로 식당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는 남편과 같이 좀 더 발전된 6차 산업, ‘스마트팜농장을 해보고 싶습니다. 농장에서 생산한 재료를 가공하고, 가공방법을 교육하고, 소비자들에게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사업입니다.

 

생각하고 있는 품목으로는 우선 전통장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음식의 맛을 내는 베이스가 장류이기 때문에 전통장류의 맛과 효능은 더욱 높이고 각종 조리에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현재 한약재를 이용하여 곰팡이 독소가 없는 간장 그리고 어육장과 어간장을 제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상룡(ksinews@hanmail.net)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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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채현
    2018-12-17 삭제

    한식대첩을 보면서 늘 최선과 또 우승에 대한 열정을 보았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잊혀져가는 전통한식을 고수하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번 들르겠습니다맛난 밥먹으러~~~

  • 신채현
    2018-12-17 삭제

    한식대첩을 보면서 늘 최선과 또 우승에 대한 열정을 보았습니다맛있는 음식과 잊혀져가는 전통한식을 고수하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한번 들르겠습니다맛난 밥먹으러~~~

  • 차정희
    2018-11-18 삭제

    마셀로 우승 축하합니다. 그뒤의 진짜 숨은고수님의 조언과 도움이 컸을줄로 압니다. 자세한 인터뷰를 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좋고 맛난 음식 늘 지켜주시고 기회를 내어 '뜰안' 방문해보고 싶네요

  • 서진맘
    2018-11-17 삭제

    고수님의 멋진 인품이 인터뷰 기사에서도 느껴져요.. 뜰안 방문해보고싶네요~~~

  • 김상철
    2018-07-06 삭제

    뜰안 정말 맛있는 엄마의 정성이 있는 포근하고 따뜻한 식당입니다. 최정민 사장님도 항상 웃으시며 기분좋게 반겨 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항상 음식에 최선을 다해 주시는게 말하지 않아도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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