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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30년, 뭐하고 살까?
소천도예 천종태 씨가 말하는 인생 2막을 행복하게 사는 법
기사입력 2019-03-28 오후 5:31:50
“90세 생일에 나 자신을 돌아보니 몸 건강만 챙기며 허송세월한 지난 30년이 참으로 아깝더라...”
드라마 속의 대사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 같은 이야기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인생 100세 시대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은퇴 후 30년이나 되는 인생 2막을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인생 2막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을 찾아 비결을 들어보기로 했다. 수소문 끝에 중방동 남천 변에서 도예공방을 열고, 인생 2막의 행복을 빚고 있는 천종태 씨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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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종태 씨
정작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일까. 그는 첫눈에도 무척 평안하고 여유가 있어 보였다.
대뜸 경산시장에서 청과상회와 생선가게로 성공하신 걸로 아는데 도자기를 굽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도자기 입문 동기
“인생 1막을 참 열심히 살았어요.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대신하여 장사하며 동생 셋 모두를 유학공부까지 시키고 딸 아들까지 모두 어엿한 사회인으로 키워냈습니다.”
천종태씨가 학업을 뒷바라지한 바로 손 아래 동생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분자진단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로 의료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씨젠의 천종윤 대표이사다.
“성공한 동생들이 형님 그동안 고생만 했으니 이제 생선가게 그만두고 좀 쉬라고 강권하여 가게를 그만 뒀습니다. 건강을 챙긴다고 헬스장에서 세월을 허송하던 어느 날, 헬스장 창 밖 가로에 걸린 ‘도자기 강습 수강생 모집’ 플래카드를 보고 도자기를 배우게 됐습니다. 그게 8년 전이네요.
바쁘게 사느라 잊고 지냈던 그림과 도자기에 몰두하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그때 나를 도자기 인생으로 이끌어주신 스승님을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도자기를 하면 어떤 재미가 있느냐고 물었다.
도자기 굽는 재미
“한마디로 함축하면 기다림과 설렘입니다. 흙을 반죽할 때 말랑말랑한 촉감도 좋고, 물레질로 원하는 형상을 빚어내는 손놀림 결과가 주는 만족감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성형한 작품들을 가마로 굽고 난 뒤 어떤 작품이 나올까? 불의 정령이 어떤 요변을 일으켰을까? 설렘 반 기대 반으로 가마가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재미가 아주 특별합니다.

▲ 기대와 설렘으로 미소지으며 가마 옆을 서성이는 천종태 씨
또 도자기 작업은 공들인 만큼 결과물이 나옵니다. 작품들은 시간이 가도 가치가 변하지 않으니 재고로 볼 이유도 없습니다. 작품들이 쌓이면 원하는 분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고 좋은 일에 쓰라고 내주기도 합니다.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야 최선을 다했어. 나머지는 가마 너의 몫이야. 최선을 다한 후 믿고 맡기고 기다리는 마치 우리 인생과도 같은 그 오묘함을 재미라고 해야 하나...“
인생 2막을 행복하게 사는 비결, 하고 싶은 일 몸으로 하는 일 해라...
도자기는 미적 재능이 없는 사람이 즐기기엔 어렵겠다며 보통사람들이 인생 2막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을 알려달라고 했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 젊어서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을 하십시오. 그리고 천천히 차근차근 준비하십시오. 30년, 긴 세월입니다.
저도 이제 8살입니다.(은퇴 후 인생2막을 시작한지 8년째)
가급적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을 권합니다. 자전거·물레질 등 몸으로 기억하는 일이 좋습니다. 몸이 기억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몸으로 하는 일이 좋은 이유
“골머리 썩는데 행복이 있겠습니까? 적당한 노동과 땀 흘림에 행복과 안식이 있습니다. 도자기를 예로 들면 물레질로 그릇의 모양을 빚을 때 고도의 집중이 자연스레 이뤄집니다. 몰아, 무념무상의 행복한 시간입니다.
머리 쓰는 일로는 외국어 공부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과 여행가서 자랑스럽게 으스대며 써먹을 수도 있고...“
우문에 현답이다. 그러면 그의 일상은 어떨까? 일상생활과 관련하여 이것 저것 물었다.
인생 2막의 행복한 일상, 그 기쁨의 정수를 찾다.
“저의 도예공방 이름이 소천(燒千)입니다. 천 번을 태운다는 뜻입니다. 공방 이름처럼 인생을 불사르며 살고 있습니다.

한 달에 60~70점의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나 자신에 몰입하며 매달려야 가능한 일입니다. 또 공방을 회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다 보니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재미난 일을 같이 하는 것 보다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관과 다완을 빚고, 좋은 사람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오늘은 가마가 어떤 요변을 줄까하는 설렘에 몇 번씩이나 가마주변을 서성대는 것이 저의 일상입니다.
아이들 같은 마음으로 설렘과 기다림을 날마다 가질 수 있는 것이 내 인생 기쁨의 정수라 생각합니다.“
행복한 인생 2막이 있기까지
천종태 씨는 1954년 용성면의 부잣집 맏아들로 태어났다. 용성초등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어머니의 교육열에 중앙초로, 5학년 때 다시 대구 삼덕초로 전학을 갔다. 마침 삼덕초에 야구부가 있어 야구장에서 볼 보이를 하며 놀았다. 그러다 야구부 주장이던 천보성 선수(전 삼성 라이온즈 선수)와 친해졌고 그와 짝이 되어 완전히 공부를 손 놓고 신나게 놀았다. 중학교를 갈 데가 없어 하는 수 없이 경산중에 입학했고, 그곳에서도 겉멋만 든 불량학생이었다. 어쩌면 철저한 조기교육의 실패사례였다.
그 무렵 아버지가 운영하던 청과상회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농사를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한지 10년 만에 집안 살림살이가 거덜이 났다.
어머니가 동생들의 학비와 학용품비를 못내는 걸 보면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군대에 입대할 때까지 아버지 청과상회 일을 도왔다. 여름에는 일하고 겨울에는 놀았다. 입대 직전에는 드로잉(연필 스케치)과 영화 포스터를 그렸다.
제대 후에는 아버지의 청과상회를 잘 운영하여 동생들을 공부시키고 가정도 꾸려나갈 수 있었으나, 농협공판장이 활성화되면서부터 청과물 위탁사업이 다시 어려워졌다.
과감하게 청과상회를 생선가게로 전환했다. 가게 앞을 지나가는 사람 대부분이 가정주부이고 장보러 와서 생선비린내를 손이나 옷에 묻히기 싫어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싱싱한 생선을 깨끗하게 다듬고 이중으로 잘 포장하여 주부들의 손이나 장바구니에 절대 비린내가 묻지 않도록 했다.
생선을 다듬는 사람, 포장하는 사람, 돈 계산하는 사람을 각각 쓸 정도로 비린내를 관리하였더니 오래가지 않아 생선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생선가게의 성공으로 동생과 자식들을 유학공부까지 시킬 수 있게 됐다. 덕분에 모두 제 자리를 잡고 나름 세상에 기여하는 삶을 사는 일가를 이루었다.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인터뷰 후기
몇 차례 만나고 인터뷰하면서 천종태 씨는 삶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혜안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일찍부터 생업에 함몰된 삶을 살아오면서도 인생의 고비 고비마다 어쩌면 마치 인생 전체를 통찰하고 있는 사람 같은 선택과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경외심이 들었다.
늦게 대학공부를 한 동생이 졸업을 앞두고 마땅히 취업할 곳이 없음을 고민하자, 유학 가서 더 공부하라고, 최고가 되라고 했다. 그 어려운 형편에도...
자식들에게도 미리 적성과 소질에 맞는 저마다의 인생길 물꼬를 터주었다.
도자기에 입문한지 5년만인 2016년 가을에는 파리 루부르박물관이 주최하는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는 소감을 이렇게 적었다. “ 경산에서 멀리도 가보았다... 파리 루부르(중략) 무작정 지하철을 타고 도착해서 준비한 도자기 전시, 말은 통하지 않아도 보고만 있어도 전해지는 것이 바로 이것인가......”

▲ 2016년 루부르 아트페어에 참석하다.
매일 매일이 인생의 초행길이다. 그 초행길을 천종태 씨는 지금까지 용기 있게 그리고 지혜롭게 걸어왔다.
아직 8살에 불과한 천종태 씨는 오늘도 행복하게 다관을 빚고 가마에 불을 지핀다. 작품이 수북이 쌓이면 지난해처럼 ‘경산기부데이’에 내주면 되고...
매일 매일이 즐겁고 행복하다.
<작업 모습과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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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룡 (ksinews@hanmail.net)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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