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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19-08-26 오전 8:22:00

행복한 시지프스, 최한호 경산지역자활센터장
취약계층의 자활을 돕는 일은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하는 일...수급자들을 멸시하지 말고 이웃으로 인격체로 봐 주시길...

기사입력 2017-09-27 오후 5:02:59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어 저희 자활센터로 오시는 사람들 대부분은 알코올중독, 문맹, 저소득 등 취약계층으로 심신이 허약하고 의지 또한 매우 약합니다. 온전한 자활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이 다시 우리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을 들여 어렵사리 자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다시 수급자로 전락하여 센터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격려와 칭찬으로 매일 근로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 종국에는 10시간 과제를 채울 수 있도록 합니다. 실패하면 처음부터 또다시 시작합니다.

 

수없는 시도를 반복하고 정성을 다하다보면 30% 정도는 금주 금연에 성공합니다. 온전한 자활에 성공하는 분도 있습니다.”

 

       ▲ 경산지역자활센터 최한호 센터장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되는 낮고 약한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허리 숙임, 그들의 부족함을 메꾸어야하는 손발... 그의 수고는 얼핏 보기에 굴러 떨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의미 없이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려야하는 그리스신화 속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그리스신화 속의 영원한 형벌을 받는 시지프스가 아니라 까뮈의 시지프스의 신화속에 나오는 행복한 시지프스이다.

 

까뮈의 소설 속 시지프스가 산비탈을 내려오면서 자신의 형벌을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만들지 고민함으로써 자유로워지고 행복했다면, 그는 어렵게 만든 자활사업단과 자활기업을 잘 운영하여 더 오래 생존시킬 방안과 새로운 사업꺼리를 찾는 고민으로써 행복한 시지프스이다.

 

임당동에 작업장, 교육 공간, 사무실을 갖춘 연면적 630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경산지역자활센터를 찾아 최한호 센터장을 만났다.

 

센터준공,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매달 300만원씩 내던 월세를 절약하고 좋은 작업장 환경을 갖추게 되어 기쁩니다. 시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경북경산지역자활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합니까?

 

경산시에 거주하고 있는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의 자활과 자립을 위해 자활능력 배양 기능습득 지원 일자리 제공 등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자활촉진에 필요한 사업을 합니다.”

 

 ▲ 임당동에 새롭게 자리잡은 경산지역자활센터 전경.


 

현황과 운영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실까요?

 

“20015월에 복지부 지정기관으로 개소하였고, 현재 저를 포함한 종사원 10명이 60여 참여자를 대상으로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요 프로그램(사업)을 말씀드리면 장애인 활동지원, 가사 또는 간병 방문지원을 하는 사회서비스사업 신규 참여자 교육 및 자활 경로를 설정하는 게이트웨이 사업, 지역농산물 가공 사업단, 수선세탁사업단, 편의점사업단, 천연비누 등을 만드는 사업단, 복지시설도우미사업단 등 9개의 자활사업단과 집수리 도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C&C건축 등 3개의 자활기업을 운영하는 자활근로사업 내일키움통장, 희망키움통장 가입자 자활사례관리사업, 자활프로그램 참여주민의 자활사례관리사업 등이 주요 프로그램입니다.”

 

운영성과도 소개해주시죠?

 

매년 100명 정도를 자활프로그램으로 훈련시켜 지역사회로 돌아가게 한 것이 성과라면 성과죠. 종일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거나 심신이 박약한 참여자들에게 출근과 근로 그리고 딱 일한 만큼만 정확하게 지급하는 보수로 생활습관을 바꾸고 자활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참여자에게 지급되는 보수와 자활기업으로 성공한 사례도 소개해주십시오.

 

참여자들에 대한 보수는 18시간 20일 만근 시 90만원 수준이 지급됩니다. 시급 4천 원 정도입니다. 자활기업 성공이 정부지원을 받지 않는 온전한 자립이라면 경산에서는 아직 성공사례가 없습니다.”

 

잘 운영되는 사업단이나 자활기업은 없나요?

 

잘 되어 오히려 애로인 사업이 있습니다. 수선세탁사업단인데요. 최신 세탁기를 구비하고 참여자들이 잘하다 보니 인근에서 일반인들이 운영하는 세탁소들의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아우성입니다. 세금을 냈더니 그 세금이 자신을 망하게 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C&U와 협력하여 편의점을 운영하는 편의점사업단이 주위와 마찰도 없고 잘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업을 운영하려면 대단한 경영능력이 필요하지 않나요?

 

사실 참여자들은 경쟁사회의 낙오자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들을 다시 경쟁사회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복지마인드와 동시에 경영마인드가 매우 필요합니다. 정부자금으로 운영하니 적당히 하면 시설은 돌아가겠지만 참여자들의 자활은 어렵다고 보아야겠지요.”

 

지역사회에서 자활센터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시장자본주의 경쟁체제인 우리사회에서 낙오자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노숙자, 부랑자, 걸인, 알코올중독자 등 취약계층의 분노로 야기될 수 있는 불경제, 사회적 손실을 방지하고 인격체이자 이웃인 이들을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되돌리는 안전망으로써 의미를 지닌다고 봅니다. 옛날에 그 많던 걸인 부랑자들이 요즈음은 자활훈련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되겠죠.

 

따라서 취약계층의 자활을 돕는 일은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일입니다.“

 

시설 등에서 사회복지 쪽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타고난 천성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복지 분야의 일을 하게 됐나요?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하고 대구 서라벌여행사 소속 여행가이드로 일했습니다. 가이드 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복지시설 급식봉사, 사랑의 전화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또 아내가 불자로서 불교 쪽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는데 불가피하게 참석을 못하게 될 경우 제가 대타로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여행자유화로 가이드 업이 어려워지고 나이도 들어 체력도 달리고 해서 가이드 일을 그만두고 보람된 일을 찾았는데 마침 대구 남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려운 노인, 결손가정 어린이를 돕는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남구복지관에서 7년 정도 일하고 밀양시립노인요양원 원장으로 3년간 일했습니다. 2011년부터 본 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평소의 자원봉사활동이 인연이 된 것입니다.“

 


 

지역사회나 정부 등에 하고 싶은 말은?

 

기초생활수급자들에 대해서 얻어먹고 사는 인간이라는 생각과 멸시를 안했으면 합니다. 수급자들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소중한 부모요 자식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나 일시적으로 수급자가 되기도 합니다. 같은 인간으로 이웃으로 인격체로 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활 프로그램 참여자 등 (기초생활)수급자들도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취업지원 절차를 거쳐야 교육, 주거, 생계비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약한 수급자들을 일반인과 똑같이 경쟁시켜 다시 수급자로 전락시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약자를 배려하는 업종을 지정하거나, 약자에게 우선권을 줌으로써 온전한 자활을 이룰 여지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대안의 하나로 공공섹터의 청소용역을 일반인이나 일반기업에 맡길 것이 아니라, 자활기업에게 맡긴다면 청소용역비 하나로 청소도 하고 자활센터 운영비도 줄이고 수급자들에게 들어가는 지원예산도 대폭 줄일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하고 있는 사업이나 향후계획은?

 

장애인들은 일하려는 의욕이 넘칩니다. 또 정부에서 지원하는 고용촉진지원금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활참여자들은 일하려는 의욕이 부족합니다. 이들을 결합하여 공동작업장을 만든다면 5 5의 결합이 10이 아니라 15가 되는 시너지를 발휘할 것입니다. 5년 안에 장애인과 자활참여자들이 함께하는 공동작업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최한호 센터장은 압량 신월동 출신으로 남성초등학교를 졸업한 경산출신이다. 천심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사회복지 일을 하면서도 경영마인드를 중시한다.

 

반백의 나이가 지나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만큼 자활사업에 대한 애정이 깊고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오고 있다.

 

대다수가 싫어하는 일, 열심 할수록 허탈해지기 쉬운 일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 온갖 시도를 다한다. 부족하고 허약한 이웃의 자활을 위해... 그래서 그는 행복한 시지프스이다 .

최상룡(ks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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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앤투네이쳐 대표이사 박규열
    2017-10-02 삭제

    시지프스실천하는 사람이 곁에있어 마음이 가볍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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